코스피지수가 20일 1% 넘게 하락하며 5거래일만에 고개를 숙였다. 코스닥지수도 3거래일만에 하락 마감 했다. 기관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이 힘을 잃고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70포인트(1.13%) 빠진 2415.1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1.40포인트(1.30%) 내린 864.41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전날 휴장한 가운데 관망 분위기가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28일과 내달 1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의회보고 등을 앞두고 금리인상 관련 문제는 지속해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2월 초 채권금리가 급등하고, 변동성지수(VIX)는 30%를 돌파했는데, 증시가 이 충격에서 벗어나며 기술적 반등이 나타났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면서 “미국 채권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금리인상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금융 제공

◇ 유가증권·코스닥시장 3700억 매도 물량 쏟아낸 기관

이날 금융투자를 비롯한 기관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960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는 698억원을 순매도 했다. 특히 금융투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72억원, 482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자’와 ‘팔자’를 반복하다가 매수로 가닥을 잡고 292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411억원을 순매도하며 기관과 함께 ‘팔자’에 동참했다.

반면 개인은 나홀로 순매수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이날 개인은 2579억원(유가증권시장)·2263억원(코스닥) 순매수했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거래일, 코스닥시장에선 3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 전기가스업이 각각 1.19%, 1.75% 씩 상승했다. 증권이 2.02% 밀렸다. 의약품,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전기·전자, 운송·장비, 유통업, 운수·창고, 금융업 등이 1%대 씩 하락했다.

이경민 팀장은 “금융투자, 국가지자체의 프로그램 매도성 자금이 대규모 출회됐다”면서 “전기전자, 금융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인 대형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 대형주들 위주로 낙폭 확대

‘대장주’ 삼성전자(005930)(-2.03%)와 전입생 셀트리온(068270)(-3.95%) 등을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빠졌다. SK하이닉스(-1.31%), 현대차(005380)(-0.9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16%), NAVER(035420)(1.59%), LG화학(051910)(-1.83%), 삼성물산(028260)(-0.76%), 삼성생명(032830)(-2.04%) 등이 하락했다.

한국전력(015760)은 지분 65%를 보유한 한전기술(052690)이 계열사인 한국수력원자력과 517억원 규모의 가동 원전계통설계기술 용역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날 공시해 2.11% 상승 마감했다. POSCO와 신한지주(055550)도 상승마감했다.

셀트리온이 떠난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3.39%), 신라젠(215600)(-3.81%), 메디톡스(086900)(-2.34%), 바이로메드(-2.05%), CJ E&M(-2.28%), 셀트리온제약(068760)(-4.7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주춤했다. 티슈진(1.03%)을 제외하고 대부분 내림세로 장을 마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관련주로 꼽히는 안랩(053800)은 25.56% 상승했다. 전날 8.5% 내린 한미약품(128940)은 추가로 폭락하지 않고 0.61% 올라 장을 마쳤다. 한미약품은 앞서 연휴 직전인 지난 14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71224’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동요케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종목 상한가를 포함한 318종목이 올랐고 503종목이 하한가없이 내렸다. 63종목은 보합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3종목 상한가를 포함한 556종목이 상승마감했고 하한가없이 618종목이 내렸다. 79종목은 보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