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밤사이 미국 증시 급락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넘어갔지만 중요했던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신한지주(055550)의 배당 동결 선언이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순이익이 2조948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7% 늘었지만, 배당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전년과 똑같은 주당 1450원을 배당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증권업계 평균 예상치 1750원보다 17% 적은 숫자다.
신한지주 외에 다른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는 모두 배당을 늘렸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전년(800원)보다 56% 늘어난 1250원, KB금융(105560)은 54% 늘어난 192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아직 공시하지 않았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우리은행또한 고배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신한지주가 깜짝 동결을 발표한 배경은 금융당국이 "자본확충에 신경쓰라"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금융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가 저평가 받는 현상)'의 이유가 바로 낮은 배당률"이라며 "되도록이면 배당을 늘려라"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대가 아니기에 신규 투자보다는 배당 환원이 낫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던 것이다. 이후 금융지주를 비롯한 상장사들은 대체로 배당을 늘리는 분위기였다가, 신한지주 한곳이 이번에 스탠스를 바꾼 상황이다.
신한지주의 IR 담당자는 배당 정책이 바뀐 데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성토(?)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금리 상승기엔 배당보단 캐피탈 게인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낫다." 1등 은행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듯한 표현이다.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은 신한지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거나, 목표주가를 낮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기대할 수 있는 배당 재료가 소멸됐기에 아쉽다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한지주 주가는 배당 계획 발표 이후 경쟁사 대비 부진한 모습이다. KB금융과 우리은행이 8일 이후 8% 넘게 오르고 하나금융지주가 2.2% 상승한 반면 신한지주는 3%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신한지주의 올 한해 농사가 나쁘지 않았으면 한다.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배당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벌면 많이 번다고 혼나는 것이 은행업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금융업도 성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입증해줬으면 한다. 동시에 유동성이 아주 좋지는 않은 일부 대기업은 굳이 무리해서 배당을 할 필요가 없지 않나 하는 마음도 든다. 신용평가 업계에선 모 대기업이 이런 케이스로 지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을 튼튼히 하는 것이 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