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용 전기보다 싼 산업·농사용 전기를 가상 화폐 채굴에 사용한 업체 수십 곳이 적발됐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기를 산업용 또는 농사용으로 쓰겠다고 계약하고서 실제로는 가상 화폐 채굴에 사용한 38곳을 적발했다.

한전은 작년 12월 26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월평균 전기 사용량이 450시간 이상 급증한 고객 1045호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가상 화폐 채굴장은 24시간 가동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많다.

적발된 38곳은 산업·농사용 전기요금이 일반용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노리고 산업단지 폐공장과 농어촌 창고 등에서 채굴 장비를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24시간 가동하는 가상 화폐 채굴장이 동절기 한 달간 전기(계약전력 200㎾ 기준)를 사용할 경우 산업용 전기요금은 일반용의 65.9%, 농사용은 31.7%밖에 안 된다. 이들이 사용한 전력량은 1118만㎾h로, 한전은 이들에게서 5억993만원의 위약금을 추징했다. 김 의원은 "한전이 의심 고객에 대한 조사를 분기별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가상 화폐 채굴용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일반 가정용 전기 수요보다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 채굴용 전기 수요가 앞섰다고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각)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전기업체 HS오르카 측은 "가정용 수요가 연간 700GWh인 데 반해, 비트코인 채굴용 수요는 840GWh"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