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이주열 총재, 15분 간 회동 이후 발표
"증시·환율 변동성 커진 상황, 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

한국은행과 스위스중앙은행이 한국 원화와 스위스 프랑을 교환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통화스와프 규모는 100억스위스프랑(11조2000억원)이며 기한은 3년이다.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 사이의 통화 교환 약속으로 '외환위기 방화벽'으로 불린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가 발생해 외환이 부족하면 원화를 주고 주요 기축 통화이자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 프랑을 빌릴 수 있게 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을 갖은 직후 스위스중앙은행과 100억스위스프랑 규모, 3년 기한으로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은과 스위스중앙은행은 오는 2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통화스와프 체결식을 갖기로 했다.

이날 통화스와프 계약 소식은 김동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가 함께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40분부터 15분 정도 이어진 회동 직후 김 부총리가 먼저 "오늘 총재님과 만나 격의없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인데 국민에게 좋은 소식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 이 총재는 "한국과 스위스가 통화스왑을 체결하기로 해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총리는 "스위스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데 금액은 100억스위스프랑, 미 달러로 106억달러 규모이고 기간은 3년"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왼쪽)와 김동연 부총리는 9일 회동을 갖고 스위스중앙은행과 100억스위스프랑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총재는 또 "통화스와프는 양국 간 긴밀한 유대관계를 쌓아온 바탕 위에서 금융협력을 한차원 더 강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 이뤄진 것"이라며 "(지난해 체결한) 캐나다 통화스와프 때와 마찬가지로 기재부와 한은이 협상 전단계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캐나다와 상설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스위스와도 통화스와프 계약를 맺으면서 우리나라는 6대 기축통화 국 중 두곳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게 됐다. 스위스 프랑은 미 달러화, 유로존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와 함께 6대 기축통화로 꼽힌다. 이들 6개국은 한도를 정하지 않은 상설 통화 스와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스위스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통화스와프가 최고 수준의 금융협력 수단인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와 스위스 간 경제·금융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부총리는 "(이번 통화스와프는) 스위스가 한국 경제와 금융 안정성을 인정한 의미가 있겠고, 한국과 금융협력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위스는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을 받고 있으며 경제·금융시장이 매우 안정된 선진국이다.

한국은 현재 중국(560억달러)과 말레이시아(47억 달러), 호주(77억 달러), 인도네시아(100억 달러), 캐나다(무제한) 등 5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이번에 스위스가 추가되면서 협정 국가는 6개국으로 늘어났다. 한국은 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국, 일본과 공동으로 만든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서도 384억달러를 인출할 수 있다.

이날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진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부총리는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와 재정 투자에 대한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증시나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기재부와 한은이 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통화정책은 모든 것을 다 보고 주요 은행들의 금리정책이 실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점검하고 나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