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보유 중인 금싸라기 땅 두 곳이 올해 잇따라 매물로 나온다.

두 개 부지 면적을 합쳐 10만㎡가 넘고, 매각가도 1조5000억원을 훌쩍 넘어가는 만큼 각각 누가 주인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남 1조 땅 ‘3전4기’ 통할까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보유하고 있는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매각이 올해 재추진된다. 강남구 삼성동 171번지 일대 면적 3만1543㎡과 건물 9개 동(전체면적 2만7743㎡)으로, 지난 2016년 12월 마지막으로 매각이 추진된 이후 네 번째 매물로 나오는 것이다.

시는 올해 예산안에 의료원 부지 매각으로 약 5150억원의 수입이 들어올 것으로 잡아놓은 상태다. 올해 서울시 복지 예산이 크게 늘어나 세입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부지 매각으로 이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전 매각 때와 달리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이 임박하는 등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이 가시화하면서 의료원 부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전체 부지를 2개로 나눠 각각 분할매각도 허용하고 지정 용도도 완화하는 등 매각 조건은 그대로 유지된다. 매각가는 두 개 부지를 합쳐 9370억원 수준이지만 재감정이 이뤄져야 해 이보다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감정평가액은 평가일로부터 1년 동안만 유효하고, 일대 공시지가도 해마다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안에 자산 매각에 따른 수입금을 명시해 놓은 만큼 올해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세부 매각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 핵심 부지도 매각 ‘시동’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보유 중인 강서구 마곡지구 특별계획구역 CP1·2·3블록 8만2724㎡도 올해 처음으로 매각이 진행된다. 마곡지구의 핵심 부지로, 컨벤션 시설과 호텔, 면세점을 포함한 복합 쇼핑몰, 가로형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기로 예정돼 있다.

원래 이 부지는 지난해 6월쯤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곡지구의 부족한 시설을 파악해 시설 용도와 면적 등을 정하고 기본적인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공모지침 수립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기가 미뤄져 왔다. 해가 바뀌고 공모지침 윤곽도 대략 그려진 만큼 올해 중순쯤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권 등에 마이스(MICE) 시설이 과잉 공급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마곡지구 컨벤션 시설 면적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올해 5~6월에는 매각공고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도제한은 여전히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서구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으로 건축물 높이가 57.86m(아파트 기준 13~14층)로 제한돼 있다. 강서구와 SH공사는 지금의 두 배 수준인 119m까지 고도제한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ICAO 차원에서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다.

고도제한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와 공사는 현재 조건에서 우선 팔고 이후 개발이익을 환수할지, 완화된 고도제한을 적용한 조건으로 매각할지 고심 중이다. 현재 조건으로 진행될 경우 매각가는 60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