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新공장 투자 결정, 올 1월에 평택 2공장 배관 등 발주
"이재용 부회장의 평택 2공장 투자 관여 가능성은 낮아"
삼성전자가 이달 화성의 새로운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본격화한데 이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단지로 키우고 있는 평택에 두 번째 공장 설립에 나선다. 지난해 증설 투자가 시작된 중국 시안 2공장 설립도 앞당긴다. 2020년쯤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화성, 평택, 중국 시안 등 3개 반도체 생산거점에서 새로운 반도체 생산라인 설립에 나서고 있다. 한 해에 3개 거점에서 동시에 신규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진행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가장 최근에 알려진 평택 2공장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기반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평택 2공장의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1월까지 반도체 공장 운영의 핵심 기반인 가스배관 작업을 원익홀딩스 등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시기부터 본격적인 투자 작업이 이뤄진 것인만큼 이 부회장이 출소 이후 이번 투자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택 2공장 투자의 경우 지난해부터 진행되어오던 사안"이라며 "일단 골조 공사를 시작한 이후 어떤 품목을 생산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증설 투자를 시작한 중국 시안 2공장의 경우 건물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시안 2공장에 3년간 70억달러(약 7조8500억원)를 투자해 3D 낸드플래시 생산설비를 투입할 예정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
이달 화성에서 기공식을 진행할 예정인 EUV 생산라인(가칭)은 우선 7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으로 운용할 예정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추후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7나노 이하의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위한 라인"이며 "우선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지만, 향후 용도를 하나로만 확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전략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진입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르면 올해말부터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D램 등 한국산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주요 메모리 제품에 중국이 발을 들이는 셈이다.
중국의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2016년부터 우한에 건설 중인 3차원 낸드플래시 양산 시점을 올해 말로 잡고 있다. 푸젠진화반도체는 370억위안(약 6조원)을 투자해 올해 9월부터 20나노 후반 또는 30나노급의 D램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창장메모리도 2019년 상반기에 32단 낸드플래시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아직 기술적 완성도 낮아 당장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적수가 되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성을 강화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삼성 반도체 입장에서는 만에 하나 있을 중국의 추격에 대비해 최대한 격차를 벌려놓는 것이 안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