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삼성이 올해 국가대표 배터리 1위 타이틀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인다. 두 그룹의 선수는 LG화학(051910)삼성SDI(006400).

LG화학은 2016년에 배터리 사업 매출로 삼성SDI를 추월한 뒤, 지난해 매출 격차를 2600억원 수준까지 벌였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중대형전지에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배터리 사업 매출 6조원 도전

LG화학은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 2016년(3조5616억원)보다 28% 성장한 4조560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자동차용 배터리에서 1조8000억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서 4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8%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했다.

정호영 LG화학 사장(CFO)은 지난달 2017년 4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전지사업 매출 목표가 6조1000억원인데, 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소형전지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사업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수주잔고가 42조원”이라며 “올해 폴란드, 미국, 중국 등에서 생산능력을 80~90% 늘릴 것”이라고 했다. LG화학의 올해 과제는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89억원에 그쳤다. LG화학 관계자는 “올 하반기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하다”며 “수익성 확보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선장 바뀐 삼성SDI "올해 더 높이, 더 멀리 난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로 홍역을 치른 삼성SDI는 지난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출신 전영현 사장이 부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SDI는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 4조2978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2016년(3조4245억원)보다 25.5% 성장했다. 배터리 사업의 연간 매출은 LG화학보다 2628억원이 적었지만, 4분기 매출은 LG화학보다 665억원이 많았다.

삼성SDI는 2017년 4분기 실적발표 후 “중대형전지는 자동차전지의 유럽 공급 확대와 상업용·전력용 ESS 판매 증가로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며 “소형전지는 원통형 전지의 정원공구 시장 확대, 폴리머전지의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4.1%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전기차 시장 등 전방 산업의 고성장이 예상되면서 2018년은 성장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 사장은 또 “올해는 우리가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더욱 크고 튼튼하게 만드는데 집중하겠다”며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만큼 회사의 규모도 큰 폭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의 올해 배터리 사업 매출을 5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2분기에 갤럭시S 9용 배터리 판매가 본격화되고 올 3분기에 헝가리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전기차 4만대 물량)이 가동되면 배터리 사업의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