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5일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은행들은 사실을 은폐하려 하거나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고 은행들이 관행과 민간기업의 자율성 등을 운운하며 변명하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공정한 첫 출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채용비리를 바로잡는 일은 저와 정의당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채용비리 발본색원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권 채용비리 조사 결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심 의원은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채용비리 조사 결과에 대해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채용비리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해명에는 사실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특히, 하나은행에 대해선 "새빨간 거짓말"로 대응하고 있다며 일갈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금감원 채용비리 조사 결과, 13건의 특혜 채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에는 사외이사와 관련한 지원자가 필기 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받았음에도 채용 공고에선 없었던 '글로벌 우대 전형'으로 통과해 임원 면접 점수 임의 조정으로 최종 합격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의 임원 면접 점수도 올려줘 결과적으로 필기전형과 1차 면접 점수가 높았던 수도권 대학 지원자들이 대거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글로벌 인재, 입점 대학, 주거래 대학과 같은 우대 조건이 있어 해당 대학 출신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조정했으며 2015년 합격자와 2016년 합격자를 비교하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비중은 9%포인트 줄었다고 해명했다.

심 의원은 "연세대는 하나은행 입점 대학도 아니고, 주거래 대학인 명지대 출신 지원자는 탈락했다"며 "글로벌 인재나 입점 대학 등의 우대 조건은 근거도 없다"고 했다. 또 "2015년에는 450명을 채용했는데 2016년에는 구(舊) 하나·외환은행 합병으로 150명밖에 채용을 안했다"며 "이른바 SKY 대학 출신 합격자 수는 줄었어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기 때문에 이를 이런식으로 해명하는 것은 명백한 눈속임"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민간기업이라도 공개채용은 수많은 지원자와의 약속이자 일종의 사회계약이기 때문에 그 기준과 다른 기준으로 채용했다는 것은 약속과 계약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최소한의 인식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했다.

그는 "금융기관은 국민 재산을 운용하는 곳으로 공공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법률로 은행을 감독·규제하고 있다"며 "민간기업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은행들이 공적자금을 통해 회생했고 국민의 자산을 다루는 국가의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채용의 자율성을 얘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국민은행의 채용비리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가 서류 전형과 1차 면접 합격자 중 최하위권이었음에도 2차 면접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는데, 국민은행은 채용 전형이 매 단계마다 제로(0) 베이스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전 단계 점수는 합산되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국민은행 부행장에게 '국민은행의 채용 시스템을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전형 방식이라면 공개채용 때 지원자들에게 미리 알렸어야 한다'고 했고 앞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대한민국 청년들은 '금수저', '흙수저'로 나뉘는 계급 사회에서 탈(脫)조선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년들이 공정하게 대우받는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채용비리 발본색원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