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내년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확대로 인해 수출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4일 발표한 '메모리 반도체 경기 전망과 발전 과제'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18.6% 증가해 1181억7000만달러(약 128조4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4년(9.6%), 2015년(0.4%), 2016년(-1.1%) 수출 증가율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60.2%보다는 성장 폭이 크게 둔화된 수치이다.

산업연구원은 "D램 시장의 경우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메모리 반도체 신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량이 크게 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올해도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공급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기업들이 단행한 시설 투자가 본격적인 양산으로 이어지는 내년부터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며 반도체 수출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이런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 반도체 같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개발(R&D) 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