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상가가 밀집한 서울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구역에서 올해 주상복합 1000여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일대 12년 만의 분양으로, 주변 재개발이 탄력을 받으면 이 지역은 약 5000가구, 1만명이 거주하는 주상복합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세운상가 주변 재개발 구역인 세운재정비촉진구역 6-3-3구역과 6-3-4구역이 지난해 11월과 1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올해 분양을 목표로 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오는 8월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이르면 10~11월쯤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상복합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이들 구역은 삼풍상가와 PJ호텔, 덕수중학교 사이에 있는 곳으로, 두 구역을 합한 면적은 1만2000여㎡ 정도다. 인가안에 따르면 6-3-3구역에는 지상 20층 높이에 전용면적 20~48㎡짜리 공동주택 714가구(임대 52가구)로 지어지는 주상복합이 들어설 예정이다. 6-3-4구역에는 전용 22~40㎡ 공동주택 614가구(임대 39가구)로 지어지는 지상 26층짜리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세운상가 주변 지역은 모두 상업지역이라 공동주택은 주상복합 형태로 지어진다.

세운상가 주변 재개발 구역에서 주상복합이 공급되는 건 지난 2006년 이후 12년 만이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전신 격인 세운상가구역 32지구를 재개발해 지은 '남산센트럴자이' 273가구가 이 해 분양해 2009년 11월 완공된 것이 세운상가 일대에서 이뤄진 첫 재개발 프로젝트다.

다른 구역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구역과 3-4·5구역은 각각 지상 26층 394가구와 지상 26층 600가구의 주상복합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북쪽으로 청계천을 접하며 동쪽으로는 청계·대림상가와 바로 이어지는 지역이다. 지난해 건축심의 등 사업시행인가와 관련된 심의를 마쳤으며, 6-3-3구역과 6-3-4구역이 분양한 이후에 공급될 전망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6-3-3구역과 6-3-4구역은 1~2인 가구를 겨냥한 원룸 형태의 주상복합이 대부분이고, 3-1구역과 3-4·5구역의 경우 사업자가 청계천변에 붙은 일부 가구를 중대형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진행되는 구역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면적의 주거시설이 공급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재정비촉진구역은 총 171개 구역으로 나뉘었는데, 이중 15개 구역 정도가 사업 진척이 있다. 부지 면적 3만3262㎡로 일대에서 가장 넓은 세운4구역은 최근 건축심의와 환경·교통영향평가까지 마치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주택은 들어서지 않고 호텔과 오피스텔, 상업·판매시설 등이 지어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세운재정비촉진구역 43만8585㎡ 전체 재개발이 끝나면 최소 4950가구, 9900명 이상이 거주해 서울 사대문 안의 대표 주거지역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주거시설을 일정 수준 이상 배치하면 용적률을 높여 주는 인센티브를 준다"면서 "비싼 땅값 때문에 주거시설이 들어서기 어려운 도심에 주택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68년 국내 최초 주상복합 건물로 세워진 세운상가는 1990년대 초반까지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호황을 누렸지만 2000년대 들어 슬럼화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을 통해 세운상가를 비롯해 낙후된 주변 지역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