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해 7년만에 배당을 실시한다. 대한항공은 그간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영업외 비용인 채권이나 리스 등으로 인한 이자 비용 때문에 배당하지 못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올해 주총 이후 배당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배당 금액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2000년 이후 총 5번의 배당을 했다. 2003년 주당 300원, 2005년 250원, 2006년 350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2008년과 2011년 배당금은 주당 500원이었다.

이후 대한항공은 환율로 인한 외화부채 부담 커질 것을 우려해 배당을 하지 않았다. 실제 환율은 매번 대한항공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2016년 대한항공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11조7319억원, 영업이익이 1조120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차손으로 당기순손실은 5568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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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올해는 실적은 물론 대외 변수가 안정되면서 배당할 여유가 생겼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대한항공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6556억원, 영업이익 1조441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추정치보다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7.5% 증가하는 것이다. 여기에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2일 기준 1070원대)이 강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 여지가 더 커졌다.

국내 항공사들은 연료비와 외국인 기여, 항공기 이·착륙 비용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연간 1500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항공기 금융리스에 따른 재무부담과 환율 불확실성 때문에 수년간 배당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까지 대형 항공기를 들여오는 작업을 마무리한 만큼 올해부터는 배당과 투자를 병행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지속된 무배당 기조에 주주 불만이 쌓여 있다는 점도 올해 대한항공이 배당을 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대한항공 주주들은 매년 주주총회에서도 무배당에 불만을 토로해왔다. 지난해 주총장에서 조원태 사장은 “2011년 이후 배당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 한꺼번에 바뀌는 것은 어렵지만 점차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대한항공이 배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원태 사장이 새롭게 오너 경영체제를 구축한 만큼 주주친화 정책을 펼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