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2일 장중 한때 1080원대에 올라서는 등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원화 약세). 달러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 물량을 대거 매도한 영향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107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22일(1079.7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한 1071.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오전 중 상승세로 돌아서 장중 1081.1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 22일(장중 최고가 1081.1원) 이후 최고치다.

2일 코스피지수가 1.68% 하락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7.8원 오른 1079.7원에 마감했다.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것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한데 따른 것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68% 하락했는데, 외국인이 5000억원 가까이 매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 역(逆)송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를 달러로 바꿔 송금하는 수요가 많았다는 얘기다.

미국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전날 약세를 보였던 달러도 이날 소폭 반등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 통화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날 아침 중국 인민은행 외환교역센터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고시 환율을 전날보다 0.25% 낮은 6.2885위안으로 고시했지만,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오전 6.2792위안에서 오후 6.2864위안으로 상승했다.

전 연구원은 “그동안 우리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했던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갈 경우 원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 원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지속되는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