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가상 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가상 화폐가 해외보다 한국에서 높은 가격에 유통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누그러지고 있다. 국내의 일부 가상 화폐 투자자들은 30일 가상 화폐 거래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당분간 국내 시장에 새로운 투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해외 거래소로 속속 이탈하고 있다.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지켜왔던 '거래량 1위' 거래소라는 타이틀도 홍콩에 내줬다.

30일 가상 화폐 정보 사이트인 코인힐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4시간 거래량이 가장 많은 가상 화폐 거래소가 한국의 업비트에서 홍콩의 바이낸스로 바뀌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바이낸스가 전 세계 가상 화폐 거래량의 14.81%를, 업비트는 10.7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 23일까지 전 세계 거래소 거래량 1위였지만, 최근 바이낸스에 역전을 허용했다.

우리 정부의 각종 규제 대책 발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업비트에서는 하루 평균 6조~8조원어치의 가상 화폐가 거래됐지만, 1월엔 하루 거래량이 3조~5조원 규모로 최대 60%쯤 줄었다.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 역시 1월 한 달간 비트코인 거래량이 지난달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 발표 이후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이탈한 반면, 홍콩 바이낸스 거래소는 일시 중단했던 신규 가입을 재개하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거래되는 가상 화폐 가격이 외국보다 훨씬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완화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비트코인 국내 시세는 국제 시세보다 30~40% 높았지만, 30일 현재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가상 화폐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집계한 가격보다 6.9% 정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