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가 나왔다. IBK투자증권은 110억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전문 사모투자신탁 1호'를 조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성장사다리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이 60억원을 출자했고, SK행복나눔재단이 40억원, KEB하나은행이 1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펀드 운용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인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주요 투자 대상은 사회적 기업 육성법에 따라 인증받은 사회적 기업과 예비 사회적 기업들이다. 이들이 나서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다. 사회적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도 주목적 투자 대상에 포함된다. IBK투자증권이 현재 투자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이로써 투자 수익과 사회적 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는 민간 기업과 기관, 또는 개인 투자자들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껏 대다수 국내 사회적 기업들은 주로 정부 예산이나 기업의 사회 공헌 지원금 등에 의존해 중·장기 성장 재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투자자로서도 사회적 기업을 평가할 기준과 재무 정보가 부족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도 어려웠다.

반면 이번 펀드는 SK가 개발한 '사회성과인센티브'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사회적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투자 대상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투자 기업이 창출해낸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성과, 펀드 수익률 등을 시장에 공개해 투자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사회적 가치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이 재무 성과도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 펀드의 기본 운용 목표"라고 밝혔다. IBK투자금융과 한국성장금융, SK행복나눔재단, KEB하나은행은 30일 MOU(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펀드 운용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