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삼성페이 출시 이후 한 때 30여개에 달했던 간편결제 시장이 요즘은 '4강 체제'로 고착화 됐다. 결제금액 규모로 압도적인 1위를 자랑하는 삼성전자(005930)의 삼성페이와 네이버(NAVER(035420))의 네이버페이, 카카오(035720)의 카카오페이,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등이다. 여기에 최근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서비스 강화를 공개선언하면서 4강끼리 확전이 예고되고 있다.

◆ 온라인 업체들의 오프라인 서비스 진출…가입자수 1위 네이버의 확전 선포

국내 온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오프라인 서비스에도 진출하고 있다.

간편 결제 서비스 상위 4개 업체의 각축전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업체의 오프라인 서비스 진출로 '페이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내장돼있는 삼성페이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업체는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 서비스로 진출을 모색하며 본격적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온라인 업체들의 오프라인 서비스 진출을 경계하면서도 매출 1위 유지에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25일 실적 발표와 함께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페이 전쟁에서의 확전을 선포했다. 네이버페이로 온라인에서 결제하고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도록 확대해 숙박, 공연, 전시, 헤어샵과 같은 네이버 예약 서비스와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핀테크(fintech)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확장을 계속하면서 네이버 외에도 대형 쇼핑몰, 쇼핑 관련 제휴처를 확대할 것이다"라며 "오프라인 결제 활성화를 위해서 오프라인 단독 진출보다 다양한 카드사 등과 제휴해 네이버페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미 미래에셋대우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네이버페이 관련 금융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카드사와 손잡고 신용카드, 체크카드를 발행해 오프라인으로의 범위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간편 결제 서비스 업계 최다인 24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가 국내 검색시장 1위의 지위를 이용하면 네이버페이의 확대 적용은 업계에 큰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지배력 남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점은 네이버페이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네이버 뉴스 기사 댓글 논란과 관련해 네이버페이 불매 운동이 커지고 있는 점도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진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뉴를 통해 바로 이용이 가능한 카카오페이를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18개 시중은행, 증권사와 같은 금융기관들과 제휴해 비대면계좌개설 서비스 연동과 같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제휴 모델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올해 초 체크카드 기능을 가진 카카오페이 카드를 정식 출시해 9일 만에 10만장을 발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최근에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인 중국 알리페이의 모회사 앤트파이낸셜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단순한 결제를 넘어선 종합 금융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면서 오프라인 무대로 진출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초기부터 온·오프라인 겸용 서비스로 페이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작년 NHN페이코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11번가, SSG닷컴, 현대백화점과 같은 국내 대형 가맹점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 결제대행업체들과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송금과 멤버십, 포인트, ATM과 같은 금융 서비스 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제휴를 하면서 오프라인 결제에도 도전하고 있다.

누적 매출 1위인 삼성페이는 온라인 업체들의 오프라인 진출에 대해서 경계는 하지만 아직은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있어 다른 경쟁 기업들과의 협업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페이코와의 협업이 그 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페이코와 제휴를 하면서 우선은 온·오프라인의 시장 확대를 하고 있다"라며 "특별히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확장에 대해서는 아직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페이는 오프라인에서 쉬운 결제를 내세워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제휴 업체를 늘려나가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오프라인 플랫폼인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삼성페이를 적용하면서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 타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에서는 삼성페이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는 애플의 iOS 모바일 기기에서도 삼성페이 앱을 출시할 수 있도록 애플 측과 협상을 지속하면서 오프라인 강자 입지를 굳히려 하고 있다.

◆ 춘추전국시대에서 4강 체제로 굳어진 페이 업계…기존 결제 서비스까지 위협

국내 간편 결제 서비스는 최근 4강 체제로 국면이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

간편 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온라인에서는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간편하게 돈을 지불할 수 있고 계좌이체와 같은 간단한 금융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7년 3분기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 현황'을 보면 간편결제 이용건수와 금액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7년 3분기 일평균 기준 간편결제 이용건수는 243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101만건보다 2.4배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이용금액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한 762억원을 기록했다. 매분기 이용건수와 금액이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온라인 중심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업체 실적이 확대되고 결제 제휴처를 확대하고 있는 대형 업체가 간편 결제 서비스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한때 30여개 이상 난립했던 간편 결제 서비스에서 대부분이 정리되고 이제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이 4개 정도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7년 10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5대 페이시장 결제현황'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2017년 8월까지 페이 결제 누적 금액은 10조1270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카드 결제 시 주로 활용되는 삼성페이가 절반이 넘는 5조836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네이버페이 2조1500억원, 페이코 1조3460억원, 카카오페이 6850억원, 페이나우 1100억원 순이었다.

가입자 수는 2015년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페이가 240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2014년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가 1873만700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각각 2015년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948만7000명, 페이코는 696만9000명이었다. 2013년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나우는 460만명이었다.

간편결제 서비스의 앞다툰 오프라인 진출과 결제 금액의 증가는 전통적인 결제서비스 업체인 카드사들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결제 시장에서의 카드사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간편 결제 서비스 업체가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카드 업계의 분석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간편 결제 서비스 업체들의 앱투앱 결제 방식은 카드사의 역할 자체를 배제하는 서비스로 앞으로 그 범위가 어느 정도까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 결제 서비스 업체에 따라 디바이스 확장성 강화, 충성고객 확보, 신규 성장 동력, 미래를 위한 빅데이터 축적과 같은 여러 가지 전략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본격적인 페이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