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911이 배울점이 많은 차라고 생각합니다."(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소문만 무성하던 현대자동차의 수퍼카가 2020년 모습을 드러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포르쉐와 페라리, 람보르기니급 수퍼카 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 수퍼카의 연간 판매 목표를 500대로 정했다. 람보르니기급 수퍼카의 글로벌 연간 판매량은 약 3000~4000대 수준이다.

현대차에서 개발하고 있는 수퍼카는 운전석 뒤에 있는 엔진과 변속기가 뒷바퀴에 구동력을 보내는 '미드쉽 엔진' 방식을 차용했으며, 이미 연구소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품평회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개발중인 수퍼카의 연비와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엔진, 전기모터, 배터리, 하이브리드 방식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퍼카 출시 브랜드는 제네시스가 유력하다.

‘HND-9’ 콘셉트모델. 양산 모델은 생산하지 않았다.

현대차가 수퍼카 개발에 관심을 보인 시점은 2014년과 2015년 알버트 비어만 전 BMW 고성능차 개발 총책임자와 루크 동커볼케 전 벤틀리 수석디자이너를 영입하면서 부터다.

동커볼케 현대차디자인센터장은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의 디자인 책임자로 있는 동안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 가야르도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알버트 비어만 시험·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은 현재 현대차의 고성능차 브랜드 ‘N’을 총괄하고 있다.

비어만 부사장은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현장에서 "현대차의 이름을 단 슈퍼카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현대차가 수퍼카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두 가지다.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를 얻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번 수퍼카 프로젝트는 정의선 부회장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2018 CES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장 좋아하는 차로 ‘포르쉐 911’을 꼽았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가) 품질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지만 포르셰 정도의 품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포르쉐 911은 터보 모델 가격이 2억원대 중반에 이르며, 전통적인 미드쉽 엔진 방식을 차용한 수퍼카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수퍼카 모델을 내놓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주는 효과와 함께 차량 개발 과정에서 양산차용 고급 기술을 습득하는 효과도 있다"면서 "고급 브랜드들이 판매량이 많지는 않은 이런 모델을 꾸준히 내놓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013년 서울모터쇼에서 스포츠 쿠페 ‘HND-9’ 콘셉트모델을 공개했지만 양산모델을 생산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