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우리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수송장비 수출지수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에서 수입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입지수는 상승했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서 일반기계 수출·수입물량지수는 큰 폭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7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7% 상승했다. 정밀기기와 전기및전자기기 수출물량지수가 각각 16.0%, 12.5% 올랐지만, 수송장비 수출물량지수는 29.7% 급락했다. 수송장비 수출물량지수가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월(31.3% 하락)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자동차 업체의 부진은 수출금액지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수출금액지수는 8.4% 상승했지만, 수송장비 수출가격지수는 28.7% 떨어졌다. 반면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석탄및석유제품 수출금액지수가 29.6% 상승했고, 전기및전자기기(19.8%), 정밀기기(11.1%) 수출금액지수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물량지수 상승폭이 1.7%로 전달(8.7%)보다 둔화됐지만, 이는 수송장비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대부분"이라며 "다른 부문에서 수출은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물량지수는 5.0% 상승했고, 수입금액지수는 15.9% 올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업체 투자가 증가하면서 수입물량이 늘었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수입물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품목별로 수출물량지수를 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에 대한 수입이 증가하면서 일반기계가 33.4% 상승했고, 컴퓨터·스마트폰이 포함된 전기및전자기기(9.9%), 정밀기기(9.0%)도 올랐다. 국내에서 수입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송장비 수입물량지수도 20.6%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광산품이 22.7%, 석탄및석유제품이 27.1% 올랐다. 일반기계(33.9%), 수송장비(23.1%) 수입금액지수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수입가격(10.4%)이 수출가격(6.6%)보다 더 크게 상승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5%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지수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