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읽은 SF소설 중에 이런 장면이 있었다. 어느 날 정부가 갑작스레 "현금 사용을 중지한다"고 전격 발표한다. 비자금 조성 차단 등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설 속 세상에는 심지어 신용카드도 없다. 팔목에 칩을 심고, 여기에서 현금 이체와 결제 등을 모두 처리하게 돼 있다. 기부를 하더라도 모두 기록에 남는다. '현금 부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이 소설 속 장면이 다시 떠오른 것은, 비트코인 열풍을 지켜보면서 이런 사회가 '절대 오지 않을 리는 없다(=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잠시 잊었던 이 생각은 전날(24일) 아마존 고 기사를 보면서 다시 떠올랐다. 무인 슈퍼마켓인 아마존 고는 계산원 없이 물건을 들고만 나와도 계산이 되는 무인형 점포다.

아마존 고와 관련해 주로 나오는 얘기는 ▲종업원이 사라진다(가뜩이나 최저임금제 인상으로 기업은 고용 여력이 없다) ▲CCTV는 점점 더 늘 것이다, 정도다. 이 두 포인트가 증권가를 비롯한 여기저기에서 언급되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 1층에 있는 무인(無人) 매장'아마존 고'에서 쇼핑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여기에 '현금 없는 사회'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사실 현금은 거추장스럽다. 탈세 등이 목적이 있지 않은 이상 굳이 나서서 사용하진 않는 상황이다. 중국이 간편결제를 장려해 현금 없는 사회를 유도하는 것 또한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한다. 우리나라도 이미 세븐일레븐, 롯데슈퍼 등 일부에서 무인 계산대를 시도 중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주류, 담배 매출 비중이 높아 속도가 안 나고 있을 뿐이다. 현행법상 주류, 담배는 사람이 직접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무인화 열풍 속에 키오스크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침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언택트(Untact) 소비를 올해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신한금투는 "키오스크 가격은 대당 300만~700만원으로 점원 인건비와 비교하면 12배 수준의 비용 효율성이 있다"고 했다. 수혜주로는 한국전자금융, 글로벌텍스프리, 케이씨에스(115500), 케이씨티(089150), 한네트(052600)를 꼽았다.

현금 없는 사회 구조로 가면서 카드사가 다시 주목받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카드업종이 지금은 사양산업 취급을 받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핀테크의 원조라는 것이다. 다만 삼성카드(029780)를 추천하기엔 카드 수수료 인하 논란이 일고 있어(이 이슈는 정말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추천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