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은 무엇인가

채굴(mining)은 '비트코인'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광산에 가서 곡괭이로 금을 캐는 것이 아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가서 고성능 컴퓨터를 산 뒤 채굴 프로그램을 돌려 복잡한 연산(演算)을 하도록 하면 된다. 사람이 딱히 할 일은 없다. 그냥 컴퓨터를 24시간 켜두고 전기료를 부담하면 된다. 컴퓨터 화면에 어지러운 숫자와 코드들이 뜨는데, 최근 10분간 쌓인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암호화해 저장하는 과정이다. 그 대가로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받는다.

비트코인 개수는 총 2100만개로 제한돼 있는데 이런 채굴 과정을 통해 시장에 풀린다.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가 첫 비트코인을 채굴한 이후 현재까지 총량의 80% 수준인 1682만개가 채굴됐다. 즉 비트코인 시스템 유지를 위해 이용자들에게 보상을 주고 컴퓨터 자원을 제공받는 과정이 채굴이다.

―채굴은 어떻게 하나

누구나 할 수 있다. '채굴기'라고 부르는 전용 컴퓨터를 구하는 게 우선이다. 일반 PC처럼 메인보드·메모리카드·하드디스크 등이 달려 있는데, 특이한 점은 고성능 GPU(그래픽카드)가 6개 정도 꽂혀 있다는 것이다. 채굴자들이 몰리다 보니 그래픽카드 하나 값이 수십만원으로 치솟고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컴퓨터 수백 대를 한꺼번에 돌리는 기업형 조직까지 생겨나고 있다. 채굴을 시작하기에 앞서 채산성(採算性)과 전기료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고성능 채굴기를 한 달간 쉼 없이 돌려도 가상 화폐 1개를 얻을까 말까 한 수준이다.

―2100만개를 다 채굴하면 비트코인 시스템은 멈추나

채굴자는 거래 내역을 정리하는 대가로 직접적인 비트코인 보상뿐 아니라 해당 거래 당사자들로부터도 거래 수수료를 비트코인으로 따로 받는다. 사실 거래 수수료는 꼭 주지 않아도 된다. 다만 채굴 프로그램은 수수료가 높은 거래부터 처리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급행료' 같은 개념이다.

채굴량 2100만개가 모두 바닥나면 채굴에 대한 직접 보상은 없지만, 이런 수수료 수입은 여전히 생긴다. 이 때문에 채굴은 끊이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참여자 3분의 2가 동의해 비트코인 발행량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상 화폐는 개인 정보 얼마나 담고 있나

가상 화폐 거래 장부인 '블록'에는 거래 내역과 함께 거래 당사자들의 비트코인 지갑 이름이 담긴다. 다만 지갑 이름은 '1CfudqkK2af71Iraksdo2Zy'와 같은 무작위 난수로 정해질 뿐 소유자의 개인 정보는 담겨 있지 않다. 익명성 때문에 돈세탁과 금융 범죄 등에 활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정부가 실명 은행 계좌와 연계하도록 규제해 한국에선 소유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됐다.

―가상 화폐 가격은 왜 변동이 큰가

가상 화폐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따라 정해진다. 초기에 가격이 급등하며 '묻지마식 투자'가 집중됐다. 작년 1월 100만원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12월 2000만원으로 20배가 됐다. 정부가 가상 화폐 규제 정책을 내놓자 순식간에 1100만원대로 반 토막 났다. 사람들의 '한탕주의'에 이유 없이 급등하고 또 급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 화폐는 뭐가 있나

24일 현재 가상 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가상 화폐 수는 총 1486종이다. 가상 화폐는 누구나 발행해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 필요한 것이 ICO(Initial coin offering·가상 화폐 공개)다. ICO는 가상 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집하는 것을 뜻한다. 사업계획서(백서)를 공개하고 실물 화폐 대신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로 투자를 받는다. 한국·중국 등은 사기 위험 등을 우려해 ICO를 금지하고 있다.

―가상 화폐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는 누구인가

실명인지 가명인지, 한 사람인지 여러 명인지 등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다. 전 세계 미디어가 이 인물을 찾기 위해 추적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채굴을 통해 100만비트코인(약 11조5000억원 상당)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