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하나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계열사 CEO 5명이 교체됐던 2016년과 마찬가지로 계열사 8곳 CEO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3월 임기를 마치는 하나금융 계열사 CEO는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을 비롯해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보험 사장, 황종섭 하나저축은행 사장,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사장, 차문현 하나자산운용 사장, 박성호 하나금융티아이 사장, 정경선 하나에프앤아이 사장 등이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이 확정된 만큼 조만간 하나금융 임원추천위원회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금융 내부 규범에 따르면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주총 소집통지일이 3월 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2월 초까지 인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4일 "회장 연임이 결정되자마자 계열사 인사를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회장 거취가 확실히 정해진만큼 계열사 CEO 등 그룹 전반의 인사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보험 사장, 황종섭 하나저축은행 사장, 정경선 하나에프앤아이 사장, 박성호 하나금융티아이 사장, 차문현 하나자산운용 사장,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사장.

◆ 이진국·정수진·박성호 등 연임 가능성 높아

금융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임기 종료를 앞둔 계열사 사장 대부분을 직접 뽑았기 때문에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사장이나 두드러진 경영실적을 보인 계열사 수장은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이 2016년 하나금융투자 사장으로 영입한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출신의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김 회장과 성균관대 동문인 이 사장은 대내외 평가가 나쁘지 않은 데다 김 회장의 3연임 확정으로 연임 여부에 달려있던 의문 부호가 느낌표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은행 부행장 출신인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큰 편이다. 정 사장은 2016년 취임 이후 실적을 꾸준히 개선했다는 점이 부각된다. 지난해 정부가 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가맹점 범위를 확대했음에도 하나카드는 지난해 3분기 973억원의 누적 연결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38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청라 통합데이터센터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박성호 하나금융티아이 사장의 입지 역시 탄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2016년 하나·외환은행 전산 통합 작업도 성공적으로 이뤄낸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산 통합 당시 김 회장이 확실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물로 박 사장을 꼽아 내정했다"며 "통합데이터센터도 성공적으로 구축한 만큼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만한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황종섭 하나저축은행 사장과 정경선 하나에프앤아이 사장 등의 경우도 재임 기간 순익이 늘어 연임 가능성이 있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154억원의 누적 연결 순이익을 내면서 자산규모 기준 업계 12위권으로 올라섰다. 2016년 3분기 기준 22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던 하나에프앤아이 역시 지난해 사업구조를 캐피탈에서 부실채권 투자관리 등으로 개편하면서 흑자(55억원 누적 당기순이익) 전환에 성공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저축은행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하나에프앤아이도 업권 변화 이후 안착했다"고 말했다.

반면 임기 내 뚜렷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한 계열사 사장들의 거취는 상대적으로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나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연결 순이익은 119억원로 2년 연속 감소했다. 하나생명의 2016년 3분기와 2015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각각 139억원, 222억원이었다. 그러나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은 김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지주사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연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지난 2년간 보험업황이 안좋았다는 것도 감안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사장은 이번에 재선임되면 6연임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창희 사장은 다른 계열사 CEO에 비해 장기간 자리를 지켰다"며 "실적이 문제가 된다기 보다는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