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온상으로 지목된 재건축 단지 소유
-8학군 대체재 외고∙자사고 폐지와 내신 절대평가 도입 수혜도
-부동산 정책도 '내로남불' 지적

‘집값 잡기 전쟁’을 선포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약 7개월. 청와대 주요 참모진과 장관들이 소유하고 있는 강남권 아파트는 얼마나 올랐을까.

조선비즈가 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 이후 강남권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 등 7명의 아파트 평균 매매시세를 KB부동산을 통해 비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별로 평균 3억원, 최고 4억원 이상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최고 4억 넘게 오르기도…재건축 단지 많아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보유하고 있는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2차’ 전용면적 169.18㎡였다. 백 장관과 배우자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주택으로, 지난해 5월 시세는 23억75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엔 무려 4억5000만원이 오른 28억2500만원 전후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30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매물도 나오고 있다.

이 단지는 1984년 지어져 입지와 학군에 더해 재건축 요건까지 갖춘 데다, 백 장관이 소유한 주택형은 최근 선호도가 커지고 있는 대형 평형이라 매매가가 더 급등했다. 최근 다주택자를 겨냥한 각종 규제책이 나오면서 여러 채 대신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를 뜻하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배우자와 함께 소유하고 있는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전용면적 134.48㎡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지난해 5월엔 18억75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 22억5000만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돼, 문 정부 출범 7개월 만에 3억7500만원이나 올랐다. 실거래가는 작년 11월 23억7000만원에 등록돼 있다. 최근 예비안전진단에 들어가는 등 재건축 절차를 막 밟기 시작하면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 중인 압구정 재건축 단지인 ‘한양’도 3억6000만원가량 올랐다. 홍 장관이 국회의원이었던 지난 2016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홍 장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형은 전용 104.00㎡. 이와 가장 비슷한 ‘한양1차’ 전용 103.01㎡로 시세를 따져보면, 작년 5월(17억500만원)보다 3억6000만원이 오른 20억65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를 매각해 2주택자에서 1주택자가 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초구 방배동에 계속 보유하기로 한 ‘방배삼익’ 전용면적 140㎡의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조합이 설립된 재건축 단지라 매매는 안 되지만, 25일부터 장기소유 실수요자들에 한해 매매가 제한적으로 가능해진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유사한 면적이 16억원 수준에서 물건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시세(12억6500만원)보다 3억3500만원이 오른 것이다.

◆ ‘고관대작’ 주택, 바뀐 교육정책 수혜도 한몸에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각각 강남구 대치동에 갖고 있는 대치삼성 전용 109.00㎡와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94.49㎡도 3억원 정도 올랐다.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에 있는 아파트들은 강남 8학군에 배정받을 수 있어,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과 자사고·외국어고 폐지와 같은 바뀐 교육 정책과 맞물려 최근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김현철 보좌관이 보유한 면적과 비슷한 주택형의 경우 올해 1월 기준 16억1500만원이 평균 시세로, 지난해 5월(13억원)과 비교하면 3억1500만원이 올랐다.

김상곤 부총리의 래미안 대치팰리스는 작년 5월(18억5000만원)보다 2억7500만원이 오른 21억2500만원이 이달 평균 시세로 집계됐는데, 실제 호가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엔 23억원에 실거래가가 등록되기도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배우자 명의로 갖고 있는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역시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강남 8학군에 배정받을 수 있는 단지라 찾는 사람이 많다. 김 부총리가 보유한 전용 59.98㎡ 주택형의 경우 문 정부 출범 이후 최소 2억5000만원 이상 올랐고, 실거래를 기준으로 보면 3억3000만원정도 올랐다. 지난해 5월에는 9억7250만원 전후였지만 올해 1월엔 12억2500만원 수준에서 시세가 집계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최고 13억1000만원에도 거래가 성사됐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각각 서울 서초구 서초동과 송파구 신천동에 아파트를 갖고 있지만 개별 단지가 100가구 미만으로 시세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아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