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흥행을 주도했던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株價)가 지난주 외국계 증권사들의 보고서에 잇따라 급락했다. 국내 최대 바이오복제약 기업인 셀트리온과 판매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 신약 개발 계열사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12월부터 주가가 급등하며 코스닥 시장 비중이 20%에 달하는 대장주로 등극했다. 시장에서는 바이오복제약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이 넘쳤다.
그런 상황에서 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다. 지난 17일 일본 노무라증권은 "셀트리온의 주가가 실제 실적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고 이어 18일엔 독일계 증권사 도이체방크도 셀트리온 목표 주가를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자 17일부터 사흘간 셀트리온 주가는 17.2%, 셀트리온헬스케어 18.3%, 셀트리온제약 18.7% 하락했고, 셀트리온 3형제 총 시가총액은 11조8119억원 증발했다.
◇해외 투자사들, "회사 전망 너무 낙관적"
노무라증권은 지난 17일 "셀트리온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227%나 치솟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난해 7월 17일 코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212% 상승했다"며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35%)을 크게 뛰어넘은 수준으로 기업의 향후 수익 증가 전망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셀트리온의 실적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도이체방크는 "셀트리온그룹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다 회계 방식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을 실제보다 부풀린 면이 있다"며 "셀트리온그룹은 연구개발(R&D)비를 비용이 아닌 무형 자산으로 처리한 비중이 다른 글로벌 기업들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 측은 "무형 자산으로 처리한 R&D 비용을 빼면 셀트리온의 실제 영업이익률은 57%(2016년 기준)가 아닌 3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셀트리온의 목표 주가를 현재 주가의 3분의 1에 불과한 8만7200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앞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지난해 10월 "서정진 회장이 내건 2018년 미국 시장에서의 바이오복제약 램시마 점유율 30% 달성과 유럽에서의 트룩시마 점유율 50% 달성 목표는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의 대표적인 바이오복제약인 램시마는 지난해 9월 35% 가격 인하에도 미국 시장 점유율이 1%대에 그칠 만큼 시장 지배력이 미흡하다"고 혹평했다.
◇셀트리온의 계열사 간 거래 방식도 비판받아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 기관들이 잇따라 셀트리온그룹에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배경에는 셀트리온의 독특한 계열사 간 경영 구조와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바이오 복제약 시장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고 본다. 셀트리온은 다른 제약사들과 달리 판매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두고 램시마 등 자사 바이오 복제약의 세계 판매를 독점적으로 위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생산한 판매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일단 넘기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전 세계 제약사와 대형 병원에 파는 구조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노무라증권도 보고서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사실상 하나의 회사"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노바티스·화이자 등 자본을 갖춘 글로벌 기업까지 바이오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면 당초 전망보다 해외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데다 해외 투자사들 은 셀트리온그룹 내의 거래 방식에 대해 투명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도이체방크 보고서에 대해 "바이오시밀러는 신약에 비해 실패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허가 전에 개발비를 자산화하는 것은 정상적인 회계 처리 방식"이라며 "해당 보고서는 셀트리온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셀트리온 유병삼 상무는 "해외 투자사들의 어두운 전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