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최근 기내 청소와 세탁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체 청소 담당 근로자들의 파업 기간에 지연 운항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보름 동안 예정된 출발시간보다 60분 이상 지연된 항공편 수가 하루 평균 15편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60분 이상 지연 운항 횟수는 하루 평균 10편이었다. 청소 근로자들이 파업에 나섰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지연 운항률이 평소에 비해 50% 상승했던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평소에도 기후와 항공기 정비 등으로 인해 지연 운항이 발생한다"며 "청소 근로자 파업 기간 동안 기내 청소와 시트와 커버 세탁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연 횟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기내 청소 근로자들은 지난해 말 체불임금 지급과 최저임금 적용,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당초 파업을 7일 동안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원만하게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보름간 파업을 이어갔다.
청소 근로자들은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의 하청업체 이케이맨파워에 소속돼 있다. 근로자들은 항공기 운항에 필수적인 청소와 세탁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처우를 보장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청소 근로자의 처우 문제는 이케이맨파워가 담당할 사안이라는 점을 들어 직접적인 협상을 하는데 난색을 보였었다.
청소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지연 운항이 급증하자 대한항공은 파업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들에게 기내 청소를 대신 맡도록 하는 고육책을 내놨지만, 승무원들이 운항 전 보안 점검과 서비스 준비 등으로 일손이 없다며 반발하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한국공항도 파업이 진행되었던 올 초 관리직 근무자들을 투입하고 아르바이트직원 등을 채용했지만, 대한항공의 전체 운항 항공편들을 모두 감당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대한항공 청소 근로자들의 파업은 지난 11일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 16.4%를 전액 기본급 인상에 포함시키고 남녀간 임금 격차를 일부 해소하는 내용 등에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다. 잠정 합의안이 나온 뒤인 16일부터 근로자들은 업무에 복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청소 근로자들이 업무에 복귀한 이후에는 전체적인 항공편의 지연 운항이 다시 예년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청소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근로자 처우도 세심하게 관리해 고객들의 불편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