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이 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수 예상가격이나 인수 주체 등 어느 하나 뚜렷한 게 없는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047040)의 매각 가격 기준선을 아직 정하지 못하면서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대우건설 매각을 또 연기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와 투자은행업계(IB)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아직 대우건설의 몸값을 최소 어느 정도까지 받아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산은은 2조원 정도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대우건설 주가와 비교하면 턱없이 높은 가격이라 이 값에 인수할 회사는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산은은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갖고 있다.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산은은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주당 평균 1만5000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하지만 이달 15일 기준으로 대우건설 주가는 5850원을 기록하며 이를 크게 밑돌고 있다. 예비 인수업체들이 제시한 가격도 1조원 초반대로, 2조원을 턱없이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을 진행하면 '헐값 매각' 논란이 일 수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예비 인수 후보군도 아직 불투명하다. 대우건설 예비 인수 후보자는 호반건설과 중국계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였는데, PAG는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연 인수 적격후보 대상 경영진 설명회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며 사실상 후보군에서 빠진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회사가 엘리언홀딩스인데, 전략적투자자(SI)로 CSCEC를 끌어들여 대우건설 매각전에 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반건설의 경우 재무적투자자(FI)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 인수 후보자가 우군으로 누굴 끌어들일지, 이들이 본입찰까지 매각과정에 임할지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그동안 대우건설 예비 인수 후보자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며 "업계가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예비 인수 후보자가 갑자기 매각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은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인 뒤 다시 매각 일정을 잡을 것이란 얘기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 상황에선 그동안 산은이 대우건설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대우건설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매각 일정을 미루겠다는 얘기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취임사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팔겠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대우건설 매각 하한선을 정하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어 대우건설 매각전을 장기 과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은 원래 계약 도장을 찍기 전까지 심심찮게 상황이 바뀐다고 하지만, 대우건설의 경우 몸값 논란과 중국계 회사 참여로 기술 유출 논란 등이 있어 더 복잡한 상황"이라며 "일단 예비 인수 후보자들이 본입찰까지 매각 의사를 유지할지가 쟁점이고, 이후 산은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