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에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계좌에 넣거나 자동인출기(ATM)에서 꺼내 쓸 수 있게 된다. 카드를 해지할 때 1만원 미만 자투리 포인트가 소멸되는 일도 없어진다. 자투리 포인트를 카드 대금 결제에 쓰거나, 통장으로 옮길 수 있다. 해외에서 카드를 썼을 때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도 낮아진다. 이런 조치들은 올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네 수퍼마켓, 편의점, 빵집처럼 소액 결제가 잦은 소매업종의 카드 수수료 부담이 오는 7월부터 줄어든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10일 이런 내용들을 골자로 하는 카드 소비자·가맹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한 해 1300억원씩 사라지는 포인트, 현금처럼 입출금
카드 사용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는 5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없어지는 게 보통이다. 지난 2012~2016년간 이렇게 없어진 포인트가 연평균 1300억원어치였다. 카드 고객 입장에서는 같은 규모의 현금을 허공으로 날려버린 셈이다. 그만큼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포인트를 현금처럼 인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 "카드를 해지할 때 1만원 미만 자투리 포인트도 살려달라" 등의 민원이 많았다.
이에 따라 금감원과 여신금융협회는 카드 포인트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현금처럼 계좌에 입급하거나, 자동인출기(ATM)에서 출금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오는 3월까지 카드 표준약관을 바꾸고 상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는 하나, 국민 등 2개 카드사만 포인트를 현금처럼 입출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모든 카드사가 이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카드에 적립된 모든 포인트가 현금처럼 입출금 되는 것은 아니다. 카드사가 단독으로 고객에게 부여하는 대표 포인트는 현금처럼 입출금 되지만, 항공사 마일리지처럼 카드사와 가맹점이 공동으로 주는 제휴 포인트는 그렇지 않다.
이와 함께 카드를 해지할 때 남는 1만원 미만 자투리 포인트도 없애지 않고 살리는 방안이 도입된다. 지금까지 자투리 포인트는 카드 해지와 함께 소멸하는 게 보통이었다. 예컨대 자투리 포인트 6500원이 남았다면, 앞으로는 결제 안 된 카드 대금을 내는 데 쓰든지, 거래 계좌로 입금받을 수 있다. 역시 오는 3월까지 표준약관을 고쳐 상반기 중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카드를 해외에서 썼을 때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도 싸진다. 외국에서 카드로 100달러를 결제했을 경우, 지금은 VISA 등 국제 브랜드 수수료(1%)를 더한 101달러에 대해 해외 서비스 수수료(0.2%)를 물리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사용액에 비해 많은 수수료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외국에서 카드로 결제한 액수를 기준으로 해외 서비스 수수료를 매긴다. 그만큼 소비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 고객 전체로 봐서 연간 3억원 정도 수수료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카드 고객들을 위한 제도가 올 상반기에 시행된다. 부가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인 '전월(前月) 실적'이 매월 초 고객에게 공개된다. 그동안은 카드 사용액 가운데 전월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 항목이 있어 계산이 복잡하고, 전월 실적을 고객이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동네 수퍼·편의점·빵집, 7월부터 카드 수수료 부담 낮아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7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된다"면서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동네 수퍼마켓, 편의점, 빵집 등의 수수료 부담을 오는 7월부터 낮춰주기로 했다. 이 업종들은 소액 결제가 많아 건당 정액으로 부과되는 결제 대행(밴·VAN)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앞으로는 밴 수수료를 결제 금액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바꿔 골목 상권의 부담을 줄이게 된다. 또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도 관련 업계 협의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낮춰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