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선천성 식도 폐색증은 식도가 연결되지 않고 중간에 막혀 있는 기형이다. 흔한 질병은 아니지만 음식물을 먹기 어려워 영양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바로 막혀 끊어진 부분을 연결하기 위한 외과 수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식도의 막힌 부분이 긴 경우다. 막힌 부분이 짧으면 이를 잘라내고 양쪽을 잡아 당겨 봉합수술을 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어렵다. 지금까지는 식도의 끊어진 양 끝에 실을 꿰맨 뒤 이 2가닥 실을 몸 밖으로 빼내 조금씩 당겨주는 작업을 상태에 따라 4~5주간 진행한 뒤 봉합할 수 있을 정도로 조직을 늘린 뒤 수술해야 했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피에르 듀퐁 교수 연구팀은 보스턴어린이병원 연구진과 함께 이 같은 식도 폐색증 신생아 수술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로봇 임플란트'를 개발하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1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특히 연구진이 로봇 임플란트를 돼지에 적용한 결과, 식도 세포가 증식돼 조직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방수 소재로 된 피복 내부에 모터와 센서, 전자장치를 밀봉한 로봇 장치를 만들고 양끝에 2개의 강철 링을 달았다(사진). 식도가 막힌 부위 양쪽에 2개의 링을 연결했다. 장치에는 무선 신호 수신기를 넣어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컴퓨터로 장치로 모터와 센서를 제어했다.

연구진은 이 로봇 임플란트를 식도 폐색증이 있는 돼지 식도에 이식해 로봇이 끊긴 돼지 식도를 잡아 당기며 물리적으로 자극을 줬다. 2개의 링을 막혀 끊긴 식도 양쪽에 달아 모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늘린 것이다. 그 결과 약 9일 뒤에는 돼지 식도의 세포가 증식하며 식도 조직 자체가 자라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식도 조직이 단순히 물리적으로 늘어난 것인지, 조직 자체가 자라났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조직 단면을 잘라서 확인한 결과 세포 증식과 식도 조직 성장이 확인됐다. 특히 식도 조직의 혈액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동시에 식도의 구조와 기능을 그대로 유지했다.

돼지에 적용한 '로봇 임플란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로봇 임플란트가 체내에 이식하는 임플란트가 생체 조직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수술 보조나 인공 장기 활용에 그치지 않고 또다른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인 과학자도 참여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에 재직중인 김천우 선임연구원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 시절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김천우 박사는 "보통 의료 로봇은 수술용이나 인공 장기 등에만 활용되지만 이번 연구는 로봇 자체를 체내에 넣어 인체 조직의 기능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