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오른쪽부터)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의 조찬 면담과 관련해 “칼둔 청장이 UAE 원전사업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칼둔 청장도 왜 (바라카 원전 건설에 대한) 의혹이 왜 제기되는지 본인도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이날 오전 칼둔 청장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 호텔에서 조찬 면담을 가졌다. 조찬 면담은 오전 8시 30분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백 장관과 칼둔 청장은 한국전력공사 등이 UAE에 짓고 있는 바라카 원전 사업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이 수주한 바라카 원전 4기 중 1호기가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 원전 건설뿐 아니라 운영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자는 언급을 했다는 게 백 장관의 설명이다.

백 장관은 “칼둔 청장이 바라카 원전 건설이 예상 기한에 맞춰 진행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칼둔 청장이) 한국과 원전계약을 추진한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산 원전을 추천하고 있다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 협력 관계는 10년 정도 유지되는데, 원전은 앞으로 60년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100년 동안 관계를 유지하며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가 되자고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백 장관은 칼둔 청장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원전 건설사업에 양국이 공동 진출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나눴다. 백 장관은 “사우디가 UAE와 친한 이웃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의 UAE 원전 사업 경험을 살려 공동으로 제3국 진출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이야기를 나눴다”며 “칼둔 청장이 사우디에 진출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도 해줬다”고 말했다. 한국과 UAE는 이미 원전 수주 당시 제3국 공동진출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었다.

백 장관은 칼둔 청장과 중동 지역 태양광 사업 등 양국의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백 장관은 “한국이 태양광 모듈 기술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 관계를 유지하자고 (칼둔 청장이) 말했다”며 “특히 태양광의 간헐성 등을 에너지저장장치(ESS) 협력을 통해 보완하자는 얘기도 나눴다”고 말했다.

칼둔 청장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의 최측근 인물이다. 칼둔 청장은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발주한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UAE 행정청은 한국의 국무조정실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UAE 국정 업무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칼둔 청장과 백 장관이 어떤 얘기를 나누느냐에 따라 향후 UAE 원전 사업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

칼둔 청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왕세제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칼둔 청장의 이번 방한은 임종석 실장 특사의 지난해 12월 10일 UAE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이뤄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8일 방한한 칼둔 청장은 정세균 국회의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만난 뒤 최태원 SK 회장이 주재한 만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