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매도 세력과 전쟁을 선포했던 셀트리온(068270)이 주가 급등에 힘입어 승전하는 모양새다. 공매도 잔고가 연일 줄어들고 있다. 셀트리온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를 쳤다가 주식을 매수해 되갚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셀트리온 주가 상승으로 평가손실 급증을 버거워하는 공매도 투자자가 그만큼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는 11거래일 연속 감소해 760만2437주(6.2%)로 줄었다. 이는 2016년 6월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셀트리온은 지난해만 해도 전체 주식 중 공매도 잔고 비중이 10%를 오르내렸다. 공매도 주식이 한 해 동안 243만8353주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이후 셀트리온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균 매도가가 15만3614원임을 고려하면 최근 일년새 공매도 투자자들의 손실액은 3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 셀트리온 연일 초강세…공매도 투자자 평가손은 1조 안팎
셀트리온은 오는 11일 발표 예정인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에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맞물려 8일 오전 11시 현재 전날대비 10.64% 오른 29만5300원에 거래 중이다. 12월 27일부터 7일째 상승세다.
지난해만 해도 10만원대였던 주가가 치솟으며 시가총액은 35조원대로 불어났다. 유가증권시장의 현대차(005380)(32조원대)를 앞질러 시총 기준으로 국내 3위의 상장사가 됐다. 셀트리온 앞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만 있는 셈이다.
주가가 치솟으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일년 수치로만 보면 지난해 이후 손실액(예상치)은 3160억원, 평가손실은 1조원가량이다.
공매도 주식을 빌리는 대주(貸株) 수수료 또한 치솟는 상황이다. 셀트리온 공매도 투자자들이 투자손실과 대출 수수료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대주 수수료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대주 수수료가 얼마인지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각 지점 관계자에 따르면 수수료는 연 10%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소액주주들이 집단으로 (증권사의 셀트리온) 대주를 거부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공매도 세력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며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물타기' 차원에서 추가 매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주할 수 있는 물량도 적어지다 보니 곤란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 회사 차원 적극적 대응…소액주주도 동참
셀트리온은 지난해부터 공매도 세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매도 세력의 매도 공세에 주가가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아지자 공매도 세력과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 또한 공매도 세력 대응 차원이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 코스피200 편입에 따른 기관 투자자 매수가 발생하는 등 공매도 세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말에는 1주당 0.02주 주식 배당을 결의했다. 통상 배당이 결의되면 주식 원소유자는 공매도 투자자에게 주식 반환을 요청한다. 공매도 세력에게 일시적으로 타격을 주기 위해 큰 규모는 아니지만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