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을 맞이한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의 대주주 회사 주가에 희비가 엇갈렸다. NHN에서 페이코 총괄을 맡았던 전수용 부회장을 대표로 영입한 빗썸은 고공행진을 펼친 반면, IT와 미디어 업계를 두루 거친 이석우 전 중앙일보 디지털 총괄을 영입한 업비트는 CEO(최고경영자) 후광 효과가 크지 않았다.

27일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전수용 전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수용 대표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PAYCO)를 NHN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캐시카우로 일궈낸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페이코는 한 때 NHN 성장의 족쇄로 불렸지만, 올해 들어 백조로 화려하게 부활, 올해 3분기말 기준 이용자수 700만명, 누적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 대표 선임 사실이 공개된 이날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운영사)의 주요 주주사 중 한 곳인 비덴트는 전날 대비 6150원(29.85%) 오른 2만6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나흘 연속 하락했지만, 새 대표 선임소식에 닷새만에 반등해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또 다른 주주사인 옴니텔 역시 20% 넘게 급등하며 9150원에 거래를 마쳐, 다시 9000원대를 회복했다.

이는 경쟁사인 업비트와 대조를 이룬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지난 21일 이석우 대표의 영입 사실을 공개했지만, 당시 주주사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1일 두나무의 주요 주주사인 카카오는 전날보다 4500원(3.37%) 하락한 12만9000원에 마감했다. 다음날 0.4% 반등하긴 했지만, 이튿날 다시 3% 가까이 하락했다.

업비트는 이석우 대표의 영입 사실을 발표하기 하루 전날인 20일 "영업 시작 2개월만에 국내 1위, 세계 1위를 달성했다"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지만, 20일 역시 카카오 주가는 1.5% 하락했다. 글로벌 거래소의 거래량을 집계하는 코인힐스나 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빗썸은 글로벌 1~3위를 오르내리고 있으나 업비트는 아직 순위에 올리지 않고 있다. 실적이 축적돼 어느 정도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두나무의 또다른 투자사인 우리기술투자도 이석우 대표 선임 사실이 알려진 지난 21일 90원(2.20%) 하락한 데 이어, 이튿날인 22일에는 710원(17.71%)이나 폭락한 3300원을 기록했다. 27일 10% 이상 반등하기는 했으나 직전 고점인 4000원대에는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27일 코스닥 시장이 급등한 반면, 21일은 하락 국면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에서 느끼는 두 회사의 새 CEO 기대감에 온도 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 증시 관계자는 "빗썸의 새 수장인 전수용 대표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이니시스와 페이코 등을 거친 핀테크 전문가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며 "반면 업비트의 이석우 대표는 디지털 분야의 전문가일지는 몰라도,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업종에 잘 맞는 인물인지에 대해 여전히 물음표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