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및 재개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인간 배아 돌연변이 교정 연구 등이 올해 한국을 강타한 과학기술 뉴스로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하고 27일 결과를 발표했다. 과총은 과학기술 혁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05년부터 매년 올해의 10대 과학 기술 뉴스를 선정 발표한다.

과총은 27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올해 과학기술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2017년 10대 과학기술 뉴스는 과학기술 이슈 부문 4건과 연구성과 부문 6건이 선정됐다. 이슈 부문에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및 재개를 비롯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부상 살충제 계란 ·여성용품 발암성 논란 포항지진이 꼽혔다.

연구성과 부문의 올해의 뉴스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인간 배아 돌연변이 교정 연구 1000시간 사용해도 끄떡없는 태양전지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예측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 성과과 글로벌 시장 진출 사물인터넷 기반 무인 자동 트램 개발 전기를 스스로 만드는 나노 실 개발 등이 꼽혔다.

과총은 올해 10대 뉴스를 선정하기 위해 산업계, 학계, 언론계 3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운영했다.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이 선정위원장을 맡았으며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장, 이현순 두산 부회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김영식 서울대 명예교수, 묵인희 서울대 교수,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 등이 선정위원회에 참가했다.

과총은 취합한 276개의 과학기술 뉴스 중 선정위원회를 통해 30개의 주요 뉴스를 추린 뒤 12월 21일부터 12월 26일까지 6일간 과학기술인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모바일 투표를 진행했다. 총 6396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과학기술인 3937명(61.6%), 일반인 2459명(38.4%)이 참여했다.

선정위원회는 온라인·모바일 투표결과를 토대로 과학기술·산업·경제·사회발전 기여도, 과학기술 생태계 혁신 기여도,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대중화 기여도, 국민적 관심도 등을 반영해 최종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작년까지는 온라인·모바일 투표결과와 선정위원회의 의견을 3대7로 반영했는데, 올해는 온라인·모바일 투표결과 비중을 40%로 더 높였다”고 말했다.

다음은 ‘올해 과학기술 10대 뉴스’ 중 이슈 부문.

◆ 신고리 원전 공론화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신고리 5·6호 원자로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시민 참여 공론화위원회가 가동됐다. 위원회의 결론은 건설 재개였다. 이후에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계속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고리1호기 원전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여했다.

가상화폐·블록체인 기술의 부상과 사회적 충격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내역이 사슬의 형태로 기록되고 참여자들에게 공유하는 분산원장이다. 정보 기반 산업 분야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보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살충제 계란․여성용품 발암성 논란 파동과 '케미포비아'

2017년 8월 국내산 계란에서 피프로닐과 허용 기준을 초과한 비페트린 등 유독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후, 농식품부의 전수 검사 결과 총 1239곳 산란계 농장 중 49개 농장에서 사용이 금지되거나 기준치를 넘어선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같은 달에는 시중 판매 생리대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벤젠 등 독성 화학물질 10여종이 나오면서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심이 증폭됐다.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 발생

지난 11월 경북 포항 인근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며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등 사회적인 영향이 컸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 이후 또다시 중규모의 지진이 발생, 한반도 내 지진 위험 지역에 대한 정밀 연구 필요성이 대두됐다.

다음은 연구성과 부문.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돌연변이 교정에 성공

IBS 김진수 단장 연구팀이 인간배아에서 비후성 심근증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병 예방의 신기원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인간 수정란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연구는 불법이다. 이 때문에 연구의 실험은 미국에서 진행됐다.

1000시간 사용해도 끄떡없는 튼튼한 태양전지 개발

올해의 과학상을 받은 석상일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갖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용 소재 및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 개발에는 한국화학연구원, 고려대 연구진도 참여했다.

이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25%)와 비슷한 광전변환효율(22%)을 보이면서도, 1000시간 동안 태양광에 계속 노출시켜도 전극의 효율 감소가 6.7%에 그쳐 실용성이 매우 높아졌다.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예측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치매예측기술국책연구단 묵인희·이동영 교수 연구팀은 혈액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값비싼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를 대체할 진단도구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 성과로 글로벌 시장 진출 활발

한올바이오파마(대웅제약 계열사)는 임상1상 시험이 진행 중인 자가면역질환치료 항체신약을 스위스 로이반트사이언스에 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허가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신약과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반 무인자동 트램 개발

미니 트램은 자석이 매설된 노선을 따라 무인 자동운전으로 정차·환승 없이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새 대중교통수단이다. 한국철도연구원이 2014년 8월 선보인 IoT 기반 무인자동 미니트램은 ‘2017년 국가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

전기를 스스로 만드는 실 개발

김선정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축·이완하거나 회전할 때 전기 에너지를 저절로 생산하는 탄소나노튜브 재질의 ‘트위스트론 실’을 개발했다.

‘트위스트론 실’은 탄소나노튜브를 꼬아서 코일 형태로 만든 것으로, 축전기의 원리처럼 실의 굵기를 굵게 하거나 병렬연결을 해 발전능력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