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임신 중절의 효능·효과로 허가된 의약품은 없다. 하지만 불법 임신중절약(일명 낙태약) '미프진'은 온라인상에서 암암리에 판매되고 있다.
미프진은 '먹는 낙태약'으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된 이후 하혈을 유도해 이미 자라고 있는 태아를 사출(瀉出)시키는 약이다. 미프진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의약국에서는 전문의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지만, 한국에서는 무허가 제품이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보건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상으로 불법 유통되는 낙태약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식약처 측은 "낙태약 판매 사이트들은 마치 불법 음란물 사이트처럼 차단 조치에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러한 의약품의 불법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최근 온라인 쇼핑몰과 협력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지난 13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와 온라인을 통한 의약품 불법 유통을 자발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의약품 불법 판매 등의 근절 협력을 위한 자율규약'을 마련해 운영하기로 했다.
온라인쇼핑협회 소속인 공영홈쇼핑,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위메프, 이베이코리아(지마켓·옥션), 인터파크 , 쿠팡, 티몬, 한화갤러리아, 현대홈쇼핑, 홈앤쇼핑, AK몰, CJ오쇼핑, GS리테일, GS홈쇼핑, K쇼핑, NS홈쇼핑, SK플래닛(11번가), SSG닷컴(신세계몰, 이마트몰) 등 19곳의 회원사가 참여한다.
이들 온라인 쇼핑업체는 자사 서비스를 통해 의약품 불법 판매나 알선·중개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취한다. 또 불법 판매 등이 발생할 경우 서비스를 중단하고 해당 웹페이지를 삭제하거나 접속 등을 차단한다. 식약처는 불법 판매 등에 관한 정보를 온라인 쇼핑업체와 공유하고 판매자 교육 및 대국민 홍보 등을 함께 실시한다.
식약처는 대국민 홍보활동으로 지난 21일 서울역과 대전역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의약품 불법 유통 근절 캠페인'을 펼쳤다.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의 유해성과 올바른 의약품 구매 방법을 안내하기 위해 식약처 직원과 약대생, 시민단체 회원 등 의약품 분야에 관심이 높은 일반 국민 300명으로 구성된 '의약품안전지킴이'가 함께 '의약품! 인터넷으로 판매하거나 구매하면 안되요'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전단지(리플릿)를 배포했다.
우리나라는 약사법에 의약품은 약국에서 구입해야 하며, 약사는 환자에게 필요한 복약 지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2년부터 야간·휴일에도 급히 찾을 가능성이 높은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4개 효능군의 일반의약품 13개 품목을 '안전 상비 의약품'으로 지정해 편의점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해왔다.
식약처는 특히 인터넷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OO병원', 'OO약국' 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먹다 '남은' 약을 판매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것 역시 불법이다. 이 경우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식약처는 또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발기부전 치료제 등 100개 품목을 검사한 결과, 인터넷 판매 의약품은 모두 가짜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발기부전 치료제 주성분이 함유돼있지 않거나 과대 함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과 오·남용 방지, 품질 보증을 위해 약국이나 병·의원(안전 상비 의약품은 별도 지정된 장소)이 아닌 인터넷 등의 장소에서 판매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등으로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의 위험성을 알리고,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품질이 불량하거나 위조된 의약품은 소비자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며 "불법 의약품으로 발생한 부작용 피해는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의약품 불법 판매 사이트를 발견하면 식약처 불법 의약품 전용 신고 메일(drug1@korea.kr) 또는 종합상담센터(1577-1255)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