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양광 업계가 정부의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계획에 들떠 있다. 국내 태양광 업계는 그간 내수 규모가 작아 해외 판로를 뚫는데 집중해 왔지만,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이 올해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는 정부의 친 재생에너지 정책으로 내년부터 국내 발주 규모가 늘어 대외변수 대응은 물론,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제2회 '재생에너지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포함된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 목표에 대한 세부 사항을 담았다. 정부는 현재 15.1GW 규모인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30년까지 63.8GW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태양광은 기존 5.7GW에서 36.5GW로 확대하고, 풍력은 기존 1.2GW에서 17.7GW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늘어나는 발전 설비 총 용량인 48.7GW 중 63%가 태양광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한화가 독일 작센안할트주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소.

산업부는 태양광발전 1㎿당 설비 비용을 15억~17억원으로 추산한다. 15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30.8GW를 설치하기 위해 대략 46조2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국내 태양광 시장은 매년 설치량이 1GW 수준을 밑돌았다. 올해는 RPS(공급의무화제도)와 같은 우호적인 정책으로 전년보다 1.2GW 늘어나며 국내에서 보급을 시작한 이래 최대 신규 설치량을 기록했다.

작은 내수 시장 때문에 대부분의 태양광업체는 수출로 눈길을 돌렸다. 한화큐셀은 미국 매출 비중이 30%에 달하며, OCI도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 사업 비중이 60~70%로 가장 높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의 반덤핑 관세, 미국의 세이프가드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불안감이 높아졌다. 내수시장이 넓어지면 이런 해외 시장 불안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태양광 발전 수직계열화를 이룬 한화그룹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본다. 태양광 발전을 단계별로 보면, 우선 원료인 폴리실리콘이 있다. 이를 녹여 결정(잉곳)으로 만든 뒤 얇게 절단해 웨이퍼(원판)을 생산한다. 웨이퍼에 전극을 입혀 태양전지인 셀을 만들고, 이를 전지 집약체인 모듈에 심는다. 이런 모듈들을 대량으로 발전소에 설치하면 태양광 발전소가 완성된다.

한화그룹은 각 단계마다 사업을 수행하는 계열사들을 두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기초소재부문의 폴리실리콘부터 자회사 태양광기업인 한화큐셀의 잉곳·웨이퍼·셀·모듈까지 수직 계열화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태양광발전 개발·운영 사업을 하는 한화솔라파워를 신규 설립했고, 지난 11월에 해외 발전사업을 전담하는 한화솔라파워글로벌도 만들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한화큐셀의 중국 치둥 공장을 방문하면서 "제품의 특장점을 잘 살려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사업군에서 최고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1등인 한화 태양광 사업 지위를 강화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발전사업과 폴리실리콘 사업을 하는 OCI도 실적 개선 기대감에 차 있다. OCI는 지난해 5월 삼성자산운용과 약 1300억 원 규모의 태양광 전문 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설립해 '금융 결합형 태양광 솔루션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시공부터 자금 조달, 건설 및 관리·운영까지 책임지는 '태양광발전 원스톱 서비스'를 사업모델로 추진 중이다. 폴리실리콘 사업에서는 올해 5월 연산 2만t 규모의 도쿠야마 말레이시아를 인수해 연간 총 6만5000t의 생산 규모를 갖췄다. 내년에는 2200t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S산전은 태양광 사업과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LS산전의 태양광 사업 및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 집행이 많아 영업 흑자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LS산전의 이들 사업이 당장 내년부터 영업 흑자전환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나, 수주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매출 성장이 빨라져 예상 대비 빠른 속도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