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광풍이 한국 사회를 덮쳤습니다. 대학생과 사회 초년 직장인, 군인, 퇴직 장년층뿐만 아니라 중학생 등 미성년자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며 '돈 넣고 돈 먹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도 예외가 아닌가 봅니다. 최근 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공무원들도 동참하고 있다는 소문이 관가에 퍼지고 있습니다.
중앙부처 공무원 A씨는 "최근 정부세종청사 엘리베이터를 타면 공무원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종종 본다"며 "주변 공무원 10명 중 3~4명 정도가 비트코인 투자를 실제로 하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공무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공무원들은 비트코인때문에 냉가슴을 앓기도 한다고 합니다. 큰돈을 투자했다가 잃고도 주변에 알리지 못해 혼자서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중앙부처 공무원 B씨는 "수백만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던 동료가 최근 안색이 안 좋은 상태로 업무를 하는 모습을 봤다"며 "상당한 액수를 잃어 힘들어하면서도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내색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공무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공직자 윤리에 따른 별도의 제한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가 비트코인 거래를 제한하고 나섰지만, 규제가 자리 잡기까지는 제도권의 감시 밖에서 큰 금액을 투자해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공직사회의 비트코인 열풍은 정부가 비트코인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이후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지난 13일 '가상 통화 긴급 대책'을 수립해 발표하고 미성년자와 외국인의 가상 화폐 거래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가 가상 화폐를 사거나 보유하는 것도 금지하고, 장기적으로 가상 화폐 투자 수익에 과세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만든 규제가 단기적인 대책이고, 구체적으로 적용된 사례도 부족하다보니 비트코인 투자심리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공무원 사회에서도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니 이들이 여전히 비트코인을 투자 대상으로 보는 것이겠지요. 불공정거래를 감시하는 부처의 공무원 C씨는 "정부가 비트코인 거래 규제를 만들려고 나섰지만, 실제 투자 열풍을 잠재우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투자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비트코인을 투자의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현실이 큰 문제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공무원들이 비트코인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성화하고 한국의 미래 주력 산업으로 만들 정책을 짜고, 투기의 부작용을 막을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죠. 정부의 가상 화폐 대책 보도자료를 사전에 유출한 사람이 관세청 6급 주무관으로 밝혀진 사건도 좋은 예입니다. 일반인과 비트코인 정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공유한 사례로 공직 사회를 충격에 빠지게 하기도 했습니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지금은 태동기에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정책에 적용하고 관련 기업을 육성해 시장을 선도토록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국가의 미래 먹거리가 아닌 개인들의 돈벌이 수단이라고만 생각하면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뒤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무원들은 비트코인 시세만 찾아볼게 아니라 책을 읽고 전문가들을 만나며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상당수 금융 전문가들은 정부가 아무리 비트코인 거래를 규제하더라도 금융 시장에 가상 화폐가 도입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전망합니다. 정부가 돈세탁이나 탈세, 자본유출, 투기 등 부작용 없이 가상 화폐 시장이 돌아가도록 하는 '룰'을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공무원들이 하루빨리 가상 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정책 대상으로 인식하고 도전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