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보류된 미래에셋대우가 '7000억원 유상증자'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증권업계 1위의 행보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우선주 1억3084만주를 유상 증자해 운영 자금 7000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7조3000억원대인 자기자본을 내년 1분기 8조원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유상증자 이후엔 2위권 증권사들과의 자기자본 격차가 4조원 가까이 벌어진다.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의 행보를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공정위 조사로 발행어음 사업이 가로막힌 상태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자기 어음을 발행하고, 조달 자금을 기업금융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초대형 IB 주요 사업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만 사업 인가를 받은 상태다.
발행어음 사업이 불투명해지자 미래에셋대우가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IMA는 고객이 맡긴 원금을 보장하면서 증권사가 회사채 등에 투자해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 통합 계좌다. 발행어음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초대형 IB 핵심 사업으로, 자기자본 8조원을 갖추면 금융 당국 인가 없이 업무에 착수할 수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IMA는 개인이 은행에 맡긴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압도적인 덩치를 무기로 자본 활용 범위를 확대해 향후 초대형 IB 선두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선 우려도 크다.
우선 발행어음 사업 인가 단계를 뛰어넘어 바로 IMA 사업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금융 당국 입장이기 때문에 당국 판단에 따라 IB 사업이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 결과도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편을 향한 당국과 시장의 요구가 더 커질 수 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 간 자사주 맞교환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유상증자는 IMA로 직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IB 전략을 추진하면서 기업 M&A, 해외 사업 확장으로 대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 보류 등을 근거로 미래에셋대우의 목표 주가를 기존 1만4000원에서 1만2000~1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상증자 우려로 이날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13% 넘게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