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간부 워크숍서 잠정 조직도 공개...거시감독국 등 6개국 통폐합
'채용비리' 인사팀은 인사실로 승격…'국' 줄이고 '실' 늘려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금융감독원이 방만하게 운영했던 국 6곳을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조직쇄신에 나선다. 감사원 지적에 따라 외부용역을 통해 마련된 조직개편 방안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 15일 저녁 서울 통의동 연수원에서 열린 간부 워크숍에서 이같은 조직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워크숍은 원장 취임 이후 전체 간부직원이 한 자리에 참석한 첫 행사로 그간 실추된 감독원의 이미지를 바로잡고 침체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것이다.

금감원 조직개편 후 조직도

금감원은 현재 44국18실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에서 6개국 가량이 통폐합되는 방식으로 38국 체제로 바뀐다. 이는 목표했던 12국 폐지보다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실은 23곳으로 5개 늘어났다. 팀은 320개 중 약 40개가량이 통폐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기획조정국 관계자는 “간부 워크숍에서 잠정안을 공개한 것이며, 이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후 최종안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먼저 유광열 수석부원장 산하의 금융상황분석실, 금융혁신국은 폐지된다. 최성일 부원장보가 담당하는 전략담당 부문에서는 거시감독국이 폐지된다. 대신 금융그룹감독실, 자금세탁방지실이 신설되고 금융혁신국 산하 연금금융실과 신용정보평가실이 합류했다.

오승원 부원장보가 이끄는 은행 담당 부문에선 하은수 국장이 담당하던 은행준법검사국이 폐지된다. 건전성 검사와 준법성 검사를 통합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김도인 부원장보가 이끄는 금융투자감독·검사 부문은 김성범 국장이 담당하던 금융투자준법검사국이 폐지되고 금융투자검사국과 자산운용검사국으로 통합될 계획이다.

조효제 부원장보가 이끄는 공시·조사 부문은 기업공시제도실이 사라지고 공시심사실이 신설됐다. 설인배 부원장보가 이끄는 보험 부문은 보험준법검사국이 사라지고 보험영업검사실이 신설된다.

정성웅 부원장보가 이끄는 소비자보호 부문은 은행비은행소비자보호국이 폐지됐고 분쟁조정2국이 신설된다. 보험소비자보호실, 금융투자소비자보호실은 서민중소기업지원실로 통폐합된다. 폐지 논란이 일었던 불법금융단은 금소처 산하에 자리를 보존하고 금융민원센터는 폐지된다.

다만 통폐합없이 실로 승격되는 곳도 있다. 민병진 부원장보가 이끄는 기획·경영 부문에서는 채용비리로 곤혹을 치뤘던 인사팀이 이번에 인사실로 승격된다. 인사팀은 금감원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불만이 컸던 곳이기도 하다.

검찰은 금감원 민원처리 전문직 채용과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서류전형 점수 및 예비 합격자 순위 조작 등을 통해 부적격자들이 선발된 것으로 보고 관련자를 수사하고 있다.

이는 감사원이 금감원의 2015~2016년 신입직원 및 민원처리 전문직 채용과정에 불법성이 있다 보고 지난 7월 검찰에 수사의뢰한 결과다.

금감원 내에서는 인사팀을 실로 승격함으로써 외풍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윤창의 부원장보가 이끄는 중소서민 담당 부문에서는 상호금융감독실이 신설됐다. 아울러 핀테크 성장 지원 및 전자금융업 감독 강화를 위해 신설되는 핀테크지원실은 IT핀테크단 산하에 두기로 했다.

6개국이 사라짐에 따라 팀장 자리도 40개 정도가 통폐합되는 방식으로 대팀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은 320여개의 팀이 있다. 이중 팀원이 1~2명에 불과한 팀이 있고 보험의 경우 생명보험·손해보험 1팀부터 4팀이 각 보험사를 나눠 담당하고 있다. 이런 팀들을 하나로 합쳐 통합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