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인식 기술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애플이 신작(新作) 스마트폰 '아이폰X'(텐)에 처음으로 3차원(3D·입체) 얼굴 인식 기술을 채택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내년 상반기 출시할 갤럭시S9에 같은 기능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잇따라 얼굴 인식 업체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얼굴 인식이 지문 인식과 홍채 인식을 대체할 새로운 생체 인식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얼굴 인식은 말 그대로 자신의 얼굴로 본인 확인하는 보안 기술이다. 스마트폰을 들고 앞 화면을 쳐다보기만 하면 3D 적외선 카메라가 자동 촬영해 본인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손가락을 뒷면의 인식 센서에 대야 하는 지문 인식이나, 스마트폰을 앞뒤로 움직이면서 작은 원 안에 두 눈을 맞춰야 하는 홍채 인식보다 훨씬 간편하다.

얼굴 인식 기술의 급부상은 3D 적외선 카메라, 센서 등 관련 부품 시장의 팽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LED인사이드는 3D 적외선 카메라 시장이 올해 2억4600만달러(2690억원)에서 2020년 19억5300만달러(2조136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3D 얼굴 인식은 기존 홍채나 지문 인식보다 훨씬 편리하면서도 안전해 차기(次期) 생체 인식 기술 1순위 후보"라고 말했다.

평면(2D)의 한계 넘은 '3D 얼굴 인식'

3차원 얼굴 인식 기술은 삼성전자 갤럭시S8이나 LG전자 V30에 적용된 평면(2D) 얼굴 인식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기존의 2D 인식은 카메라로 찍은 평면 얼굴 사진을 수백 개 조각으로 나눈 뒤 입체로 재조립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3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스마트폰 매장에서 한 고객이 애플 아이폰X(텐)의 얼굴 인식 기능을 작동시키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X에 3차원 얼굴 인식 기술을 채택한 데 이어 글로벌 경쟁사들이 앞다퉈 해당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3D 인식 기술은 처음부터 얼굴을 입체로 인식한다. 애플은 아이폰 X에서 SL(Structured Light·입체 구조광)이라는 신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얼굴에 적외선을 쏘아 3만개 이상의 점들로 그물처럼 덥힌 입체 사진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적외선 점들은 얼굴과의 거리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굴곡진 곳은 뒤틀린 점으로 표현한다.

3D 얼굴 인식의 강점은 정확도와 편의성이다. 얼굴 인식 기술은 다른 사람을 잘못 인식할 확률이 100만분의 1로, 지문 인식(5만분의 1)보다 훨씬 정확하고 홍채 인식(120만분의 1)과 비슷한 수준이다. 홍채 인식처럼 두 눈을 인식 영역에 맞출 필요가 없고 안경을 쓴 상태에서도 정확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과 같은 방식으로 얼굴 인식 기능을 구현할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이 애플과 달리 'TOF(Time of Flight)'라는 시차(時差) 인식 기술을 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술은 적외선 레이저가 얼굴에 부딪히고 돌아오는 시차를 분석해 형상을 인식한다.

내년에 얼굴 인식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연이어 나와

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년에 내놓을 신형 아이폰 3종과 아이패드에 3D 얼굴 인식 기능을 채택하고 2019년에는 앞면뿐 아니라 뒷면에도 3D 카메라를 넣을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의 첫 얼굴 인식 스마트폰의 등장 시점도 관심사다. 미국의 삼성 전문 인터넷매체인 샘모바일은 최근 "내년 초 출시될 삼성 갤럭시S9에 3D 얼굴 인식 기능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대만 IT 전문지인 디지타임스가 "샤오미와 오포가 중국 트롤리의 3D 카메라를 채택한 얼굴 인식 스마트폰을 내년에 내놓는다"고 보도했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도 중국 1위 광학업체 써니옵티컬과 공동으로 얼굴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D카메라 부품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LG이노텍과 일본 샤프, 적외선 레이저 카메라업체 네덜란드 필립스, 독일 오스람 등이 주요 업체로 꼽힌다. 순식간에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퀄컴, 인텔, 인피니언 등 반도체 업체도 데이터 처리용 기술 경쟁에 나선 상태다. 3D 얼굴 인식 카메라는 앞으로 증강현실(AR) 분야로 사용 범위가 확대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3D카메라 스마트폰은 내년부터 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지금 나오는 전망이 무의미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