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州)가 가상화폐 규제를 시행한 이후 관련 기업의 이탈이 계속되자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뉴욕은 2015년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기업에 대해 강력한 보안조치를 요구하는 '비트라이선스(BitLicense)' 조례를 시행했다.

이후 가상화폐 기업들이 다른 주로 대거 이전하면서 '규제가 과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비슷한 가상화폐 규제를 시행한 워싱턴주도 가상화폐 기업 이탈 현상을 겪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가상화폐 업계와 코인데스크 등 가상화폐 전문 언론에 따르면 뉴욕 하원의회는 최근 비트라이선스 규제 완화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한 뉴욕 하원 의원은 "소비자 보호 장치는 유지하면서 가상화폐 회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뉴욕주는 2015년 6월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기업들에게 강력한 보안 조치를 강제하는 비트라이선스 조례를 시행했다. 조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며, 기업이나 조직이 가상화폐를 사용해 자금 세탁을 못하도록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이 감독∙관리한다는 내용이다.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스타트업 기업은 NYDFS에게 최소 2년에 한번 장부, 계좌, 관련 문서 등을 감사받아야 한다.

뉴욕의 비트코인 ATM.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에 있는 비트코인 센터에서 한 남성이 비트코인 ATM(현금 자동 인출기)에 돈을 집어넣어 거래 대금을 입금하고 있다.

당시 뉴욕에서는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Circle Internet Financial)과 코인베이스(coinbase), 리플(ripple) 등의 가상화폐 기업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비트라이선스가 시행되고 이들 기업 대부분이 뉴욕을 떠났다.

뉴욕 금융당국 역시 세계 금융 중심지인 뉴욕에서 가상화폐 기업들이 떠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주는 지난 7월 가상화폐의 면허와 손실책임 등을 규정한 5031법안을 시행했는데, 이후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탈(脫) 워싱턴'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법안은 가상화폐를 사고 파는 거래소를 운영하려는 자금전송을 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송금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거래소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또 거래소를 운영하려면 가상화폐 거래량에 따라 최소 1만달러(한화 약 1100만원)에서부터 최대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을 워싱턴 주에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법안이 시행된 이후 쉐이프쉬프트(Shapeshift), 비트스탬프(Bitstamp), 크라켄(Kraken), 레이크BTC(LakeBTC) 등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모두 워싱턴을 떠났다.

가상화폐 기업들은 뉴욕과 워싱턴의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쉐이프쉬프트 측은 "면허를 유지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고 정보 유출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했다.

뉴욕이 가상화폐 규제를 완화할 경우 다른 주도 이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중앙정부는 가상화폐를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상장을 허용했다. CBOE에서는 12월10일부터 비트코인 거래가 시작됐고 CME에서는 12월18일부터 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