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만평(42만9752㎡) 규모의 판교 제2테크노밸리를 혁신성장 거점도시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023년까지 이곳에 창업공간 1400개를 마련하고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집중 지원한다는게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향후 판교형 모델을 전국 산업단지 등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11일 오후 판교 기업지원허브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판교 제2테크노밸리 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간 창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판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추진했다. 하지만 창업 활성화에 필요한 창업지원 공간과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계획을 바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 2015년 6월 발표된 ‘판교 창조경제밸리 마스터플랜’을 대폭 손질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제공

◆ 창업공간 1400개 마련...원스톱 창업지원

정부는 판교 2테크노밸리(이하 판교2밸리)를 영국 테크시티와 중국 중관촌 등 해외 혁신공간과 경쟁할 수 있는 창업 선도거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핵심 콘셉트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임대와 민간임대 창업공간을 대폭 확대한다. 창업자들이 임대료 부담없이 혁신에 열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9개동 1200개사 규모의 창업자용 공간을 만든다. 기존에는 4개동 500개사 규모였다. 추가되는 5개동은 기업성장센터 3개동(LH), SW드림센터(SW공제조합), ICT융합센터(성남시)다. 여기에 기존 벤처기업이 연면적의 30%를 창업기업 200개사에 무상 임대공간으로 제공하는 ‘벤처타운’으로 조성한다. 공공과 민간을 합쳐 1400개사의 창업공간이 조성되는 셈이다.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기술·금융컨설팅·해외진출까지 원스톱으로 일괄 지원하는 환경을 구축한다. 사물인터넷(IoT), 드론,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11개 신산업 분야에 대한 테스트환경을 조성하고, 개발공간을 지원한다. 지원센터는 한국정보화진흥원, 항공안전기술원 등 공공기관들이 운영한다. 정재훈 중소기업벤처부 창업벤처혁신과장은 “판교 2밸리 내에서 연구개발(R&D), 재정지원 사업 정보제공, 금융 컨설팅, 기술탈취 방지·보호, 재도전 등 사업 전단계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공유형 오피스로 조성...단지 전체 1층 개방형

판교2밸리는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유형 오피스로 조성된다. 모든 건축물을 연결하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단지전체 1층을 개방형으로 구성한다. 공공과 민간이 제공하는 1인 창업자용 오픈카페와 스마트워크센터를 1300석 규모로 만든다. ‘혁신타운’에 입주한 선도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혁신카페에는 멘토링부스를 설치해 현직자가 직접 예비창업자들을 교육한다. 선도기업이란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500여개 벤처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꾸릴 컨소시엄을 의미한다. 스타트업·벤처기업이 상호 융합·협력하는 성장모델도 도출한다. 선도기업들이 투자유치·멘토링·장비지원 등 체계적인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문 액셀러레이터(초기창업자 선발·투자·보육을 전담하는 민간 전문기관)도 설립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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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도 입주하고, 경부고속도로 연결

인재 유입을 위한 문화·교통·거주환경도 전면 개선된다. ‘I-Square’를 조성해 미술관, 도서관, 회의장, 공연장(270석), 영화관(7개관)을 만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버스 하차 후, 판교 2밸리 내 개별시설로 직접 이동할 수 있도록 광역버스 환승정류장(Ex-Hub)도 구축한다.

테크노밸리(1밸리), 안양~성남간 고속도로 등 주변거점과 연결하는 도로를 신설하고, 판교역~판교 2밸리를 연결하는 버스를 신설한다. 청년 근로자들이 직장 근처에서 생활할 수 있는 임대주택과 외부 방문자용 단기체류 시설도 확보한다. 현재 계획은 창업지원주택(500호), 소형 오피스텔(800호), 호텔(317실) 등이다.

이밖에도 스마트교통(주차, 카셰어링, 공유자전거 등), 전력에너지 효율화 시스템, 스마트 업무환경 등 스마트시티 요소기술들을 조성단계부터 도입한다. 자율주행 셔틀을 실증운행하고, 자율차 운행 모니터링시스템, 빅데이터 기반의 시뮬레이션 테스트환경도 조성한다.

표용철 국토부 국토도시실 산업입지정책과장은 “아직 판교 2밸리 사업비와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고 기본적인 구상안만 마련한 상황”이라며 “오는 2019년까지 세부 계획안을 확정한 후 2023년까지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판교형 창업·혁신 생태계를 지방에 확산해 창업국가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