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 '럭시(LUXI)'와 손잡고 카풀 알고리즘·시스템 등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현대차(005380)가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급성장 중인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특히 올 하반기부터 스타트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미래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이스라엘의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인 테크니온(TECHNION) 공과대학, 한국 카이스트(KAIST)와 함께 'HTK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지난달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 거점인 '현대 크래들'을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공동으로 'AI 얼라이언스 펀드(AI Alliance Fund)'를 설립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춘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은 선행연구를 통해 혁신적이고 과감한 시도를 많이 하는 것이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스타트업들과 함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 '럭시(LUXI)'와 공동으로 카풀 알고리즘과 시스템 등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본격 연구하기로 했다.

◆ 럭시와 공유경제 운영 플랫폼 공동 연구… '스마트 카풀 매칭' 기술 공동 개발

럭시와의 전략적 제휴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연구 사업인 ‘프로젝트 아이오닉'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아이오닉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풀 라인업을 공개하며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출범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준비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다.

럭시는 국내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20만대의 등록 차량과 78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 400만건 이상의 카풀을 성사시켰다. 현대차는 럭시의 차량 공유 사업 모델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지난 8월 5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5일부터 럭시와 함께 '카풀 이웃으로 내차 만들기'라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참여자는 현대캐피탈 전담 채널 상담을 통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리스로 구입한 뒤 출퇴근할 때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차량 리스요금 상환에 쓸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카풀을 여러번 할 수록 수익이 많이 발생한다"며 "이를 통해 리스 요금을 충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럭시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스마트 카풀 매칭' 기술도 공동 개발했다. 우선 아이오닉에 탑재된 블루링크를 활용해 운전자의 출퇴근 이동 패턴을 분석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접수된 카풀 탑승객의 선호도도 분석한 뒤 이를 결합해 가장 효율적인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공유 기술뿐 아니라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운전자 없이 승객을 태워 나르는 '로봇택시(RobotCab)', '무인 배달 차량' 등 미래 혁신기술 개발 과정에서도 럭시와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테크니온 대학에서 테크니온, 카이스트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연구를 위한HTK(Hyundai Motor Company - TECHNION - KAIST) 글로벌 컨소시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실리콘밸리, 이스라엘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

그동안 자체 기술 확보에 주력해 온 현대차는 급변하는 경영 및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자율주행, 차량공유 등 미래 자동차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이스라엘의 테크니온(TECHNION) 공과대학, 한국의 카이스트와 'HTK 글로벌 컨소시엄' 구성 업무협약을 맺었다. 테크니온 대학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1912년 설립한 이공계 연구 중심 대학으로, 이스라엘에서 운영 중인 스타트업의 50% 이상을 배출한 곳이다.

HTK 컨소시엄은 테크니온 대학에 모여 자율주행 시스템,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 등 첨단 미래 신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또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설립한 현대크래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을 세운데 이어 내년 초에는 이스라엘에 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스타트업 발굴, 투자, 공동개발은 물론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실리콘밸리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히 현대 크래들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네트워크의 허브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AI 얼라이언스 펀드(AI Alliance Fund)'를 세우기로 했다. AI 얼라이언스 펀드는 내년 1분기 출범 예정이며 3사가 각각 1500만달러를 출자해 총 4500만달러(약 500억 원) 규모로 조성된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을 보유한 캐나다의 AI 솔루션 기업 ‘엘리먼트 AI(Element AI)’가 투자 자문을 맡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엘리먼트 AI의 우수한 연구 인력,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기술 역량, 시장 가치,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을 결정할 방침"이라며 "투자 대상은 AI, 스마트 모빌리티를 비롯해 핀테크 관련 미국, 유럽, 이스라엘 등지의 유망 스타트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