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이중근 부영 회장,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 등 대기업 총수를 잇따라 겨누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에 재벌이 법을 위반하면 총수부터 실무진까지 모두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앞으로 총수와 실무자 고발이 더 늘어날지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공정위와 효성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이사 등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안을 확정해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이번 고발 의견 대상에는 사건 당시 부장급이었던 실무자와 ㈜효성, 효성투자개발 등 법인 두 곳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달 전원회의를 열어 심사보고서를 심의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공정위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효성투자개발이 사실상 조현준 회장의 개인회사인 발광다이오드(LED) 제조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155억6599만원, 38억8354만원의 영업손실(연결기준)을 낼 정도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2014년에 120억원, 2015년에 1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효성투자개발이 총 296억원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한 덕분이다.
작년 말 기준 효성투자개발 지분율을 보면 ㈜효성이 58.75%, 조 회장이 41%를 보유하고 있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조 회장이 62.78%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효성의 최대주주는 조현준 회장(14.27%)이며 조석래 명예회장(10.18%), 조현상 사장(12.21%) 순으로 지분이 많다.
참여연대는 작년 5월 효성투자개발이 조 회장의 개인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는데, 공정위는 ㈜효성과 당시 회장이었던 조석래 명예회장도 관여했다고 본 것이다.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23조의 2는 회사가 특수관계인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직 이 규정에 따른 동일인(총수) 고발 사례는 없다. '동일인 특수관계인'인 조원태 대한항공(003490)부사장이 작년 11월에 이 규정에 따라 고발된 게 처음이다. 공정위가 조석래 명예회장에 대한 고발 결정을 내리면 첫 동일인 고발 사례가 된다.
공정위는 올해 6월 이중근 부영 회장을 고발했는데, 당시 혐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것이었다.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5000만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고발이 담긴) 심사보고서 내용은 규정상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