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에서 우연히 현실 세계로 잘못 들어온 산타와 루돌프.' 두타면세점과 두타몰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신진디자이너 샘바이펜(Sambypen, 본명 김세동)과 협업해 설치한 작품의 콘셉트다. 건물외벽, 쇼윈도, 광장, 매장 곳곳에 이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한 장면씩 표현됐다. 두타 건물외벽에는 굴뚝으로 어설프게 떨어지는 산타와 선물 보따리가, 광장 중앙에 놓인 대형 트리 앞에는 선물을 잃어버린 산타와 이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루돌프가 눈길을 끈다.
크리스마스가 성큼 다가오면서 유통업계가 성탄절 마케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12월은 선물 수요가 많은 '쇼핑 대목'이다. 소비자심리가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3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 12월 112.7 이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 백화점업계, 서둘러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연말 특수 잡아라"
백화점 업계는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붙였다. 올 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내수 살리기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잠정집계 자료를 보면 국내 백화점의 10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에 높이 8m짜리 생목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고 '눈 내린 마을의 행복한 풍경'을 콘셉트로 다양한 장식물과 조명을 설치했다. 지난 몇 년간 LED 조명 등 첨단 조형물로 외관을 꾸몄던 현대백화점은 올해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일반 가정에서 활용하는 전통적인 트리를 대형화한 디자인을 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미리 연출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시기를 지난해 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겼다"고 말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롯데백화점은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준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달 17일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 모든 점포에서 '조이풀 크리스마스 위드 평창 2018'을 주제로 크리스마스와 동계올림픽의 분위기를 함께 연출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도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800만개의 조명을 설치해 '도심 속 은하수'를 만들었다. '겨울의 조화'를 주제로 건물 안팎에 별모양 장식 2000개와 눈송이 1만5000여개, 은하수 LED 조명을 설치했다. 내년 2월 26일까지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불을 밝힌다. 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는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 로고와 브랜드의 특징을 살려 연출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높이 20m의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웠다. 대형 트리는 15분마다 바뀌는 크리스마스 음악에 맞춰 123개의 별 조명이 빛을 밝히는 음악 쇼를 보여준다.
한화갤러리아의 압구정동 명품관은 럭셔리 브랜드 '까르띠에'와 협업해 거대한 선물박스로 변신했다. 리본 조명이 명품관 외형을 감싸 건물을 선물박스처럼 보이게 했다. 명품관 앞 광장에도 붉은색과 흰색의 까르띠에 선물박스를 쌓아올려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2개와 은하수 전구로 꾸며진 생목 트리 두 그루를 세웠다.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 본관을 중심으로 20m 대형트리를 설치하고 트리에 눈꽃·선물상자 등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했다. 크리스마스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조명 색을 바꿔 볼거리를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귀한 손님이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올 수 있도록 트리 꼭대기에 별을 단다'는 서양의 유래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분위기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 '나홀로 집에' 케빈처럼…호텔업계, 아이스링크부터 공연까지 즐길거리 '풍성'
호텔업계도 크리스마스 대목을 맞아 다양한 프로모션과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겨울 시즌(12~1월) 국내 숙박 상품 판매율은 전년대비 2014년 370%, 2015년 479%, 2016년 585%로 각각 증가했다. 호텔·레지던스 관련 상품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각각 390%, 215%, 505%나 늘어났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열차'를 5일부터 운영한다. 올해로 22번째 운행이다. 지하 1층 분수대에 꾸며진 알프스 산골 마을을 달린다. 이밖에 1층 로비 중앙에는 자동으로 천천히 회전하는 10미터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도 세웠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은 1일부터 아이스링크를 개장한다. 올해로 21년을 맞는 아이스링크 개장은 수천개의 꼬마전구, 야경, 음악과 함께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겨울철 야외 활동 공간이다. 약 992㎡(300평) 규모의 아이스링크는 최대 1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음료와 우동, 치킨파이 등을 파는 스낵바도 함께 연다. 내년 2월 28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공연과 레스토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살롱 드 노엘 패키지'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동안 재즈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호텔 소믈리에 팀이 엄선한 다양한 와인과 핑거푸드를 무제한 즐길 수 있다. 타로카드, 캘리그라피, 캐리커쳐 등 이색 이벤트도 마련된다.
서울신라호텔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겨울 휴가를 계획하는 이용객들을 위해 '메리 윈터' 패키지를 준비했다. 연말 분위기가 느껴지는 '키즈 크리스마스 크래프트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크래프트 라운지는 아이와 함께 크리스마스 장식 및 소품을 만들 수 있는 놀이공간이다. 크리스마스 음악과 함께 12월 15~25일까지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12월 26~31일까지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 수 있다.
◆ 식음료업계, '크리스마스 한정판' 손님끌기…유명 캐릭터와 콜라보도
식음료업계는 크리스마스 기획 상품 출시에 여념이 없다. 12월에는 음료 제품을 위주로 소비활동이 활발히 일어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2% 줄어든 반면 식음료 등 비내구재는 4.9% 늘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달 29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크리스마스 음료와 산타, 루돌프, 눈꽃송이 등을 주제로 한 기획 상품 36종을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2종을 선보였으며, 1일부터는 '매장에서 쉬고 있는 산타클로스와 루돌프'라는 내용의 에피소드 영상을 매장 스크린과 페이스북 등 SNS에 공개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의 GS25는 지난달 디저트 전문점 투더디프런트와 공동 개발한 3종의 케이크를 한정 예약 판매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모닥불 모양의 양초, 밝게 빛나는 장식물 등으로 꾸민 크리스마스 제품 40여 종을 출시했고, 뚜레쥬르는 '매지컬 크리스마스'를 시즌 콘셉트로 삼고 신제품 8종을 선보였다. 베스킨라빈스는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24종의 신제품 케이크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동서식품은 한정판 커피음료 3종을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5년 이후 3년째 크리스마스 에디션 맥주를 출시하고 한정 판매에 들어갔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디자인만 바꿔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최근 귀여운 캐릭터를 선호하는 '키덜트족'이 늘면서 산타, 루돌프 등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