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지표 견실…재정 고려시 증가세 유지할 것"
국민소득 3만달러 근접…내년엔 달성 확실시
소비 0.7%→0.8%, 설비투자 0.5%→0.7%

한국은행은 1일 3분기 경제성장률(잠정치)이 전기 대비 1.5%라고 발표했다. 10월 발표한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상향조정 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성장률은 3.8%다.

한은이 3분기 성장률을 이같이 끌어올리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3.5%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4분기에 제로성장(전기 대비)을 한다고 할 지라도 2017년 전체 성장률은 3.23%가 된다. 4분기 성장률이 0.2%만 되도 3.44%, 0.4%면 3.65%로 각각 높아진다. 0.6%면 3.85%에 달하게 된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3분기 성장률이 큰 폭으로 뛴 기저효과로 4분기 성장률은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돌 것”이라면서도 “민간 소비가 전반적으로 견실하고, 수출 등도 통관 자료를 보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에도 양호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의미다. 김 부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투입을 고려할 경우 전체 소비는 현재 수준 성장률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이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1인당 국민소득(GNI per capita)가 거의 3만달러에 근접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예상이다. 김 부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으려면 올해 성장률이 8.8% 정도 되어야 하는 데, 현재 7.3% 전후라 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3만달러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정도 2만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전기 대비 2.4%, 명목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전기 대비 3.4%였다.

항목별로는 민간소비가 잠정치 0.7%에서 0.8%로, 설비투자가 0.5%에서 0.7%로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건설투자도 소수점 둘째 자리 수준에서 증가했다. 김 부장은 “민간소비의 경우 소매판매 부문에서 추가적인 증가분이 있었다”며 “가전제품 등 내구재 중심”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자본재 수입이 예상보다 늘어나는 등의 요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3분기 1.5% 성장률이 나온 이유는 정부의 추경예산 조기 집행과 대규모 수출 증가다. 정부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2.3%로 2016년(전기 대비 0.6~1.4%), 2015년(-0.1~1.3%)을 웃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에 달한다.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분기 대비 6.1%, 전년 동기 대비 5.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0월 말 잠정치 발표 당시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10월 연휴를 고려한 조기통관까지 겹치면서 수출 성장률이 전기 대비 6.1%였다”고 설명했다. “IT(정보기술) 제품 뿐만 아니라 화학, 기계류 등의 부문에서 글로벌 여건이 좋아지고 기업 경쟁력이 유지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이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정 국장은 말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기조적인 수출 증가에다 10일 연휴에 따른 일시적 물량 증가가 겹쳤다는 얘기다.

수입은 전기 대비 4.5% 늘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였다. 올해 분기 성장률 통계에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플러스인 것은 3분기가 처음이다.

3분기 및 4분기 성장률에서 문제는 10일에 10일에 달한 10월 추석 장기 연휴 영향이다. 3분기 소비,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추석 연휴 이전에 미리 관련 지출을 했기 때문이다. 김영태 국민계정부장은 “정부 소비가 높게 나온 이유 가운데 하나는 9월 하순 병원을 찾아 고가 시술을 받는 수요가 늘면서 건강보험급여비 지급도 덩달아 뛰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직전 시술을 받겠다는 사람들이 몰렸다는 얘기다. 서비스업이 0.9%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 가운데 하나도 보건복지사회서비스업 분야의 지출이 거론된다. 거꾸로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생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2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며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감소세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9월 수출, 투자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10일 연휴 효과를 감안하면 10월에 경제지표가 부진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11, 12월 경제지표를 보고 4분기 성장률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심리가 개선 되는 데다, 통관 실적 등 수출 지표도 11월에 2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는 양상”이라며 “정부가 재정집행률을 높이려 하고 있는 것도 4분기 성장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