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30일 그룹 지주회사인 ㈜LG 하현회(61)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인 154명에 대한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 1명, 사장 5명, 부사장 16명, 전무 40명, 상무 92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LG는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기반으로 성과를 낸 경영 책임자를 대거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승진자 65%가 연구·개발(R&D)과 생산 엔지니어 등 기술 분야에서 대거 중용됐다.

◇전자·디스플레이 사상 최대 승진 인사

유일하게 부회장으로 승진한 하현회 부회장은 2015년부터 ㈜LG 대표이사를 맡아 미래 준비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성장 사업 육성, 경영 관리 시스템 개선 등을 이끌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LG전자에서는 사장 3명, 부사장 8명 등 계열사에서 가장 많은 67명이 승진했다. 그룹 전체 승진자의 44%에 달하고, 2005년 60명을 뛰어넘는 최대 규모다. 올해 뛰어난 실적을 낸 TV·생활가전 부문에서 승진자가 대거 나왔다. 권봉석(54) 사장은 TV 부문을 맡은 지 3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로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탁기·의류관리기·청소기에서 연이은 히트작을 낸 류재철(50)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은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황정환(52)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스마트폰 부문을 이끌게 됐다. 조준호(58) 스마트폰본부장(사장)은 LG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LG전자는 B2B사업본부를 신설하며 기존 TV·생활가전·스마트폰·자동차 전장에 더해 5개 사업본부 체제를 갖추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권순황(59)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B2B 사업본부장에 선임됐다.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39) ㈜LG 상무는 LG전자의 신성장 사업인 ID(정보 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는다. LG 관계자는 "빠른 승진보다는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 인사 원칙과 전통에 따라 현장에서 사업 책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황용기(59) TV사업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역대 최대인 26명의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LG화학에선 노기수(60)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중앙연구소를 맡게 됐다. 노 사장은 2015년부터 재료사업부문장을 맡아 LG의 미래 성장 사업인 자동차 전지용 양극재 개발 등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부 인사·여성·젊은 경영진 발탁

이번 인사에서는 외부 인사 승진 발탁과 여성 임원들을 대거 배출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올해 초 LG전자에 영입된 전장 업체 하만 출신의 소프트웨어 전문가 박일평(54) 부사장은 1년 만에 사장에 오르며 신임 CTO(최고기술경영자)에 선임됐다. LG전자에서 외부 출신이 부사장으로 스카우트돼 그해에 사장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부터 CTO를 맡아왔던 안승권(60) 사장은 LG마곡사이언스파크센터장으로 옮겼다. 서울대 화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5년 LG화학 전무로 영입된 무기나노 소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이진규(54) 전무는 3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LG화학의 R&D 역량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혜정(52) LG전자 전무, 조혜성(53) LG화학 전무는 두 회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전무에 오르는 등 최대 규모인 7명의 여성이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