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대상자 82%가 갑상선암·자연유산…백혈건은 9건
"현재까지 보상금액은 60억~70억원 수준 추정"

SK하이닉스가 지난 2016년 1월 산업보건 지원보상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현재까지 820여건의 직업병 관련 질환에 대한 지원보상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 대한 전체 지원보상금은 현재까지 70억원 이상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후 보상 지원 및 집계에 따라 금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9일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 사업장 내 직업병 의심 사례로 지원보상이 결정된 건수는 약 100여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이 26건, 위암이 18건, 비호지킨림프종이 10건, 백혈병이 9건 등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 내부 전경.

반도체 공장 환경과 직접적인 인과성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지원보상위원회의 '포괄적 지원보상' 제안에 따라 복지 차원에서 지원이 결정된 사례(갑상선암, 자연유산)를 합치면 지원 보상 건수는 약 820건으로 늘어난다.

위원회에 따르면 갑상선암과 자연유산으로 지원보상이 결정된 사례는 각각 120여건, 600여건으로 추정된다. 전체 직업병 관련 지원대상자 중 82%가 갑상선암, 자연유산으로 보상을 신청한 셈이다.

장재연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백혈병 등 중증 질환뿐만 아니라 일반 암 지원도 결정이 되면서 위암, 유방암 등의 분포가 늘었다"면서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 사업장 내 직업병 의심 사례 분포는 일반 인구의 직업병 분포와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산 관련 보상 건수가 많은 이유에 대해 “여성 노동자 수가 많은 데다 우리나라 자체 유산율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SK하이닉스가 노사 합의를 통해 직군 관계 없이 모든 유산을 보상하기로 결의한 점도 유산 관련 보상 건수가 많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4년 반도체 사업장과 관련한 직업병 이슈가 발생한 이후 외부 전문가와 노사대표로 구성한 산업보건검증위원회를 발족해 1년간 산업보건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검증위원회는 반도체 사업장과 직업병 간 인과관계는 밝히기는 어렵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인과관계와 무관하게 직업병 의심 질환자들에게 보상할 것을 제안했고 SK하이닉스는 이 제안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재직자와 퇴직자, 자녀를 포함하는 등 지원 범위를 더 확대했고 반도체 작업 환경과의 인과성이 모호한 것으로 알려진 질병(자연유산, 갑상선암, 뇌종양, 위암, 전립선암, 직장암, 악성 흑색종, 췌장암, 난소암, 다발성골수종, 폐암 등)도 모두 보상 대상에 포함했다.

장 위원장은 “보상지원금은 현재까지 60억원에서 70억원 수준의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액암, 소액암 등에 큰 차별을 두지 않고 논리적으로 병원비, 치료비 등을 위주로 설정해서 가급적 많은 사람이 정당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보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보상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원보상위원회 출범 2년차에 접어든 올해 하반기에는 직업병과 관련한 지원보상을 신청하는 인원이 크게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지원보상위원회의 운영이 종료되는 2019년 이후에도 위원회가 정한 동일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직업병 관련 지원보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