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우리나라 무역액이 무난히 1조달러를 넘길 것"이라며 "다만 보호무역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원화 강세로 올해처럼 두자릿수 성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주 신임 한국무역협회 회장

국제무역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17년 수출입 평가 및 2018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수출액은 6020억원달러로 올해(5750억달러)대비 4.7% 증가하고, 수입액은 5080억달러로 올해(4780억달러)보다 6.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무역액은 올해(1조530억달러)보다 5.4% 증가한 1조1100억달러로 2년 연속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내년 수출액과 무역액 전망치는 모두 역대 최고치다.

김 회장은 "한국의 올해 무역 규모가 3년만에 1조달러를 넘어서 세계 6위로 올라섰고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대인 3.3%를 차지했다"며 "올해 벤처기업 수출액은 처음으로 200억달러로 늘었고 수출시장도 미국과 중국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으로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이 늘어나니 국내 투자가 늘어나고 제조업 관련 일자리가 늘었다. 경제성장률도 올해 3%를 넘어설 것이라 하는데 이중 70~80%가 수출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수출을 통해 내년에도 일자리와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보다 수입이 줄면서 돈을 번 '불황형 무역 흑자'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최근 회복된 상황에서도 무역 흑자를 이어간 것은 기업들이 노력한 결과"라며 "적정수준의 흑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회장은 보호무역주의, FTA 개정협상, 환율은 우려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상계관세, 반덤핑, 세이프가드 등으로 한국에 상당한 통상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민간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 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대해서는 "환율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져 우려스럽지만, 이제는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커져 어떻게 할 수도 없다"며 "협회에서는 무역보험공사와 협의해 환변동 보험 등을 통해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관련해선 "산업부 장관과 내가 회장으로 있는 통상협력포럼 밑에 여러 분과가 있는데, 이를 긴밀하게 가동해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 전문가, 업계가 소통하는 데 협회가 중간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한중 FTA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강점있는 부분을 잘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기업은 워낙 잘하고 있는만큼 중소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의 수출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선진국과 비교해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시장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성장도 궁극적으로 해외로 나가야 답이 있다"며 "중소·중견기업이 전략시장에 어떻게 진출하는 게 좋을지 코트라와도 협의를 진행할 것이다. 지역도 다변화하지만 품목 자체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많으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활발히 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