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부터 신청자 중 심사 통해 빚 소각
성실상환 이력있을 경우 소각 기간 빨라져
도덕적해이 방지 위해 면밀한 소득 심사 진행
정부가 국민행복기금과 일반 금융사가 보유한 1000만원 미만·10년 이상 연체 채권을 소각하기로 했다. 혜택을 볼 인원은 모두 159만명이며, 소각 규모는 6조2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소각 과정에서 신청자의 소득 심사를 면밀히 진행해 도덕적해이 문제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또 성실상환자 중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는 유예기간 없이 즉각 채권을 소각함으로써 성실상환에 따른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국민행복기금 채권 소각은 이르면 연내, 일반 금융회사 채권 소각은 내년 2월부터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에서 빚을 진 것은 더이상 죄악이 아니다"라며 "정부 재원 투입없이 최대한 많은 이들의 빚을 소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체금액 평균 450만원·14년7개월간 연체
금융위에 따르면 국민행복기금 내 장기소액연체자는 평균 450만원·14년7개월간 연체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들이 사회취약계층이며 저신용·저소득층이어서 현재 상황을 극복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이들의 경제활동 재기를 위해 채권 소각을 신청한 자에 한해 상환능력 심사 후 채무를 정리하기로 했다. 우선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83만명의 채권과 일반 금융회사 보유한 76만2000명의 채권이 소각 대상이다. 일반 금융사 연체채권 소각은 우선 정부가 이를 매입한 뒤 채무조정이 이뤄진다.
소각 지원 대상은 국민행복기금과 일반 금융사에 장기소액연체자(1000만원 이하·10년 이상 연체) 중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상환능력이 있고 없고에 대한 판단은 소득 및 재산 등의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금융위는 우선 회수 가능 재산이 없고 중위소득 60%(1인 가구 월소득 99만원) 이하일 경우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판단할 계획이다.
그동안 조금이라도 상환을 해왔던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상환 이력에 따라 채권 소각 기간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단순 연체자 경우에는 추심을 중단하고 3년간 유예기간을 둔다. 채무조정 후 상환 이력이 있는 경우 즉시 소각이 이뤄진다.
만약 재산·소득을 은닉해 지원 받을 경우 감면 조치를 무효화하고 금융질서 문란자로 등록해 신용거래상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금융위는 일반 금융사 연체채권 소각을 위해 전담 기구를 신설한다. 민법상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매입채권 소각을 위한 한시기구다. 매입 재원은 시민·사회단체 기부금이며 금융권의 출연금 등으로 이뤄진다.
이명순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빚 소각 과정에서 정부 재원은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채권금융기관 역시 대출실행 시 소득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있어 이들의 기부금으로 빚 소각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부업 대상 채권추심 규제 강화
금융위는 장기연체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업체 대상 채권추심 규정도 강화하기로 했다.
부실채권 주요 매입자인 매입채권추심업자 자본여건을 기존 자기자본 3억원에서 자기자본 1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상시인원 5인 이상을 두도록 하기로 했다.
매입채권을 통한 담보대출도 제한한다.
또 신용회복위원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대부업체 대상은 자산 12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채권의 소멸시효 연장 기준을 업계 자율규제로 강화하고 가이드라인(행정지도) 수준이었던 추심·매각 관련 규제를 법제화해 더 강하게 적용한다.
이 정책관은 "대부업에 대한 규제는 상당히 강력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채권추심과 소멸시효 연장 등에 관한 규제 개선으로 연체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