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부적절한 영상이 또 노출돼 광고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신체 노출이 심한 어린이가 등장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유튜브 광고를 중단키로 했다.
하지만, 전 세계 15억명이 넘는 시청자를 보유한 유튜브를 대체할 플랫폼이 거의 없어 구글의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월 유튜브가 인종 차별 콘텐츠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또다시 부적절한 영상 노출로 이슈가 되자 일각에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유튜브에 부적절한 영상 무방비 노출
이번 유튜브 광고 중단은 영국 더타임스가 이달 24일 "신체 노출이 심한 어린이가 등장하는 유튜브 동영상에 수백명의 소아성애자가 성적으로 부적절한 댓글을 달았으며, 이런 동영상에 수십개의 대기업 브랜드 광고 영상이 나왔다"고 보도하면서 벌어졌다. 더타임스는 "유튜브가 옷을 벗은 어린이를 보여주는 동영상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 직후 아디다스(스포츠용품)·마스(식품)·디아지오(주류)·도이체방크(은행)·HP(컴퓨터용품) 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유튜브 광고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올해 3월에는 스타벅스·월마트·AT&T 등 수백 개 글로벌 기업이 잇따라 유튜브에서 광고를 뺐다. 인종 차별이나 극단주의 조직이 올린 영상에 이들 기업의 광고가 붙어 나왔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에 기업 광고 영상을 붙여 기업으로부터 광고비를 받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린다. 당시 유튜브가 돈벌이에 혈안이 돼 증오와 테러를 조장하는 동영상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 유튜브 광고 중단 사태에도 매출 큰 영향은 없어
대기업의 광고 중단 사태에도 유튜브를 서비스하는 구글의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 매출은 올해 1분기 247억달러(약 27조원)에서 3분기에 277억달러(약 30조원)로 30억 달러 가량 늘어나는 등 상승 추세다.
구글은 유튜브 매출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다. 알파벳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구글 사이트와 유튜브 광고에서 거두기 때문에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유튜브를 통한 광고 매출이 줄지 않았거나 오히려 늘어났을 것으로 본다.
올해 3월 기업들의 광고 중단 사태 때 제너럴모터스, 코카콜라 등 상당수 기업은 몇 개월 만에 유튜브에 광고를 재개했다.
알파벳의 주가도 잠깐 하락했다가 금방 반등했다. 알파벳 주가는 올해 3월 17일 (당시 기준) 연중 최고치인 872달러까지 올랐으나, 광고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같은 달 24일 835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주가는 이내 반등해 6월에는 1000달러를 넘어섰다. 27일 알파벳 주가는 1072.01달러로 마감했다.
유튜브는 페이스북과 함께 세계 최대 광고 플랫폼이다. 유튜브는 미국 동영상 광고 매출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올해 미국의 동영상 광고 매출은 132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하고 이 중 유튜브가 약 21.7%의 점유율을 가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마케터는 "미국 디지털 광고 플랫폼 중 수십억명의 사용자와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가진 알파벳과 페이스북을 제외하고 시장 점유율이 5%가 넘는 곳은 없다"고 분석했다.
◆ 매일 15억명 이상 본다…규제 필요성 제기
유튜브 사용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증가하고 특히 이 중 상당수 스마트폰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폰인 영향이 크다. 안드로이드폰에는 대개 유튜브 앱(응용프로그램)이 자동으로 깔려 있고 사용자가 이를 지울 수도 없다.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CEO는 올해 6월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매달 15억명의 시청자가 유튜브에 접속하며 이들은 하루 평균 한 시간씩 모바일 기기로 유튜브 영상을 본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2017년 1~3월) 실적 발표 후 "유튜브는 전 세계에서 계속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그는 기업들의 광고 중단 사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유튜브에서 광고가 어디에 노출되는지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고 있으며 머신러닝 등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광고주들의 우려에도 유튜브의 규모와 보유 데이터는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이 유튜브를 거부할 수 없게 만들고 있으며,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유튜브의 위상이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현재 유튜브는 한국에서 부가통신서비스로 분류돼 있어 규제가 거의 없고 미국에서도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며 "(테러와 어린이 유해 영상 등) 인류보편적 가치에 어긋나는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