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드라마스튜디오 '스튜디오드래곤'이 국내 증시 입성과 동시에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미생·도깨비·시그널 등 시청자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작품 다수를 제작한 드라마 시장의 절대 강자다. 상장하자마자 증권가의 목표주가 전망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스튜디오드래곤이 고품질의 드라마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앞세워 당분간 질주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회사의 2018년 실적을 매출액 3121억원, 영업이익 667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7년보다 매출액은 30.1%, 영업이익은 71.9% 증가하는 수치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해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 시총 2조원 돌파…"드라마 제작 양·질 모두 확보"

27일 오후 2시 25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은 전거래일보다 1300원(1.81%) 오른 7만3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24일 상장했다. 주말을 빼면 증시에 입성한지 2거래일 밖에 안된 새내기주인 셈이다.

24일 상장 직후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58% 높은 5만5300원이었다. 이날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무려 29.84%(1만6500원)나 상승한 7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7일 현재 시가총액은 2조579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12위 포스코컴텍(2조1442억원)을 바짝 뒤쫓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초반 돌풍은 어느 정도 예견돼 온 일이다. 수요예측 당시 총 903개 기관이 참여해 536.6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공모가도 희망 범위(3만900~3만5000원) 상단인 3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업계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5월 CJ E&M의 드라마 제작 부문이 분사해 만든 회사다. 연간 20편 이상의 드라마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는데, 이중 15편 정도가 CJ E&M을 통해 방영되고 나머지는 지상파·종합편성채널(종편) 등에 편성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최근 주요 작품 라인업

제작하는 양도 많지만, 진짜 무기는 드라마의 질(quality)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재 133명의 핵심 크리에이터(작가 64명, 연출 35명, 기획 34명)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태양의 후예', '도깨비'를 쓴 김은숙과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의 작가 박지은, '미생', '시그널'을 연출한 김원석 등이 포함된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주 제작사는 방영권 확보를 위해 스타에 의존하는 영세화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반면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M을 통한 안정적인 편성을 기반으로 작가·감독 중심의 콘텐츠 완성도에 초점을 둔 사업 전략을 10년 이상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한 해에만 '또! 오해영', '디어 마이 프렌즈', '푸른 바다의 전설', '도깨비' 등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이중 디어 마이 프렌즈는 시청률 측면에선 다소 부진했으나 원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명품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았다.

올해에도 '비밀의 숲', '품위있는 그녀' 등이 안방극장을 찾았다. 현재 KBS에서 방영 중인 '황금빛 내 인생'은 평균 시청률 30.0%(AGB닐슨, 11월 23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드라마 제작 편수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주요 크리에이터 현황

◆ "CJ E&M 채널 활용…공급 플랫폼 다변화"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스튜디오드래곤 주가가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모회사(CJ E&M)가 tvN·OCN 등 다수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캡티브마켓(계열사간 내부시장) 거래가 안정적이고, 플랫폼 다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작품당 평균 제작비는 80억원 수준이다. 이중 70~80%가 편성(방영권 판매)과 간접광고(PPL) 등 협찬 매출을 통해 보전된다. 여기에 국내 VOD(주문형 비디오) 판매와 해외 판권 판매 등을 통한 추가 매출로 수익성을 확보한다. 작품당 평균 20% 수준의 마진이 발생한다.

홍세종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의 핵심 전략 중 하나가 지적재산권(IP)의 직접 보유"라며 "판권의 30~40%를 보유하는 기존 구조와 달리 이 회사는 판권을 100% 소유하기 때문에 CJ E&M에 지불하는 판매수수료(15% 추정)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OCN은 2016년 '38사기동대'가 4.6%라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자 올해 드라마 편성을 6편까지 확대했다"며 "이후 방영된 '터널'은 최고 시청률 6.5%를 달성하면서 기존 시청률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제공

김 연구원은 "뉴스·드라마·예능 등 여러 장르를 일정 비율로 편성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사와 달리 CJ E&M은 그런 부담이 없다"며 "CJ E&M이 주요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드라마 편성은 연간 약 40편(2021년 기준)까지 확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2017년 드라마 제작 편수는 22편이다.

플랫폼 다변화에 따른 매출 증가도 스튜디오드래곤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홍세종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미 많은 플랫폼 사업자와 유통 영향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넷플릭스와 '블랙', '화유기'에 대한 유통 계약을 체결했고 아마존과는 일본내 드라마 유통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홍 연구원은 "또 베트남에서는 CJ E&M의 베트남 자회사(CJ BLUE)를 통해 드라마 리메이크를 추진하고 있고, 미주 지역에서는 워너브라더스와 드라마 공동 제작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도 스튜디오드래곤에는 호재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8년 중국으로의 판매 매출액이 최소 3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