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가 각종 금융 프로모션을 앞다퉈 내놓는 등 연말 판매 경쟁에 돌입했다. 초기 납입금과 월부금을 낮춘 반면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잔존 가치 보장률은 높였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차량 잔가 보장률은 대략 40~50%대인데 최대 60%까지 높인 상품도 나왔다.

BMW코리아 제공

◆ BMW "신형 5시리즈, 월 7만원에…잔존 가치 50% 보장"

BMW는 이달 초 520d M 스포츠 패키지 스페셜 에디션(6330만 원)을 선납금 50%, 월 할부금 7만원(36개월, 잔존가치 50%)을 내면 차량을 소유할 수 있는 금융 프로모션을 내놨다. 잔존가치를 보장해주는 금융상품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월 부담액을 7만 원대까지 낮춘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520d M 스포츠 패키지 스페셜 에디션은 선납금 0원에 월 90만원(48개월, 잔존가치 44%) 조건으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차를 반납하거나, 계속 차를 소유하려면 잔존가치만큼 지불하면 된다. BMW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끝난 후 남은 잔존가치에 대해 재리스를 실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연간 주행거리 1만km 이하를 조건으로 차량 잔존가치를 최대 60%까지 보장하는 재규어 개런티 60'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차량 잔가보장률은 대략 40~50%대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2018년형 재규어 XF 20d 프레스티지(6590만원)를 구입하면 선수금 30%(1997만원), 월 39만원를 내면 3년 뒤 잔존 가치를 최대 60%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이달에 한해 V40 D3(3931만원)를 구매하면 차량의 잔존 가치를 최대 60%까지 보장하는 '36개월 밸류-업 리스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차량 가격의 30%(1194만원)를 내고 매달 18만800원(36개월, 잔존가치 60%)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재규어 XF.

◆ 신차 구입시 기존 차량 인증 중고차로 판매하면 추가 할인

잔존가치가 높을수록 중고차를 판매할 때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차 구입시 차량 잔존가치가 중요한 구매 기준 중 하나로 꼽힌다. 수입 중고차의 경우 1년만 지나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 심한 경우에는 새 차의 절반 정도로 가격이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가 수입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중고차 잔존 가치를 일정 수준으로 보장할 수 있게 됐다.

수입 인증 중고차 서비스란 수입차 업체가 자사 중고차에 대해 연식과 주행거리 등을 직접 보증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수입 자동차 업체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등 9곳이다.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통해 기존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신차를 구매할 때 기존에 소유했던 차량을 자사 인증 중고차에 판매하면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BMW 5시리즈를 BMW 인증 중고차에 판매하면 대당 200여만원, 7시리즈는 450여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입 인증 중고차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브랜드는 BMW다. 2005년 이 제도를 시행한 이래 인증 중고차 판매 대수는 2006년 487대, 2007년 653대 수준에서 2015년 5200대, 2016년 6900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445대를 기록했다. 벤츠 인증중고차 판매량도 2012년 364대, 2013년 399대에서 2014년 550대, 2015년 959대, 2016년 4281대로 급격히 늘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올해 5곳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추가해 전국에 12곳의 전시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피니티는 작년 11월 처음으로 인증 중고차 공식 홈페이지를 열었다. 포르쉐, 렉서스, 페라리도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볼보도 이르면 올해내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