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용욱 인프론티브 대표

해킹의 방법과 규모가 다양해지고 있다. 국군 사이버사령부 전산망이 뚫려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는가 하면 한 온라인몰 전산망이 해킹 당해 1,03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다. IT 강국이라 자부하지만, 해킹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인 것. 이에 '망 분리 PC'가 해킹 사고를 막을 대안으로 떠올랐다.

망 분리는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보안체계를 뜻한다. 보통 인터넷이 연결된 PC를 통해 해킹이 진행되기 때문에, 외부 인터넷 연결을 끊어 해킹 시도 자체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이에 국내 유일 자체 기술로 망 분리에 최적화된 초소형 보안 PC를 개발한 보안 시스템 전문기업 '인프론티브'가 주목받고 있다. 신용욱 대표를 만나 도전과 성공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지원하는 서울시 우수기업 공동브랜드 '하이서울브랜드' 기업인 '인프론티브'는 2010년 설립 당시만 해도 IT 분야에서 전망이 있던 해외 클라우드 컨설팅 구축 분야의 선도적 회사였다. 국내 SI 대기업들도 포기한 대규모 일본 가상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맨손으로 건너가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해외 IT 제품을 컨설팅 하던 신 대표는 해외 IT 솔루션 컨설팅에서 벗어나 국내 기술로 해외 제품을 대체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품었다.

"일본에 머무르던 중,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죠. 당시 원전사고로 전력난이 심각했는데, 그때 직감했습니다. 앞으로 초소형, 저전력, 친환경 기술 시장이 커질 거라고요. 그때부터 에너지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특화된 제품의 기술개발에 주력했습니다. 저희 제품 'Tetra-EPS(중앙직류전원공급장치)'의 개발과 함께 대표 상품인 'Tetra–DM(망분리 PC, 초소형 보안컴퓨터)'이 탄생한 배경이죠."

당시 국내에는 해킹 관련한 사회적 이슈로 정부에서도 한창 망 분리를 정책화하던 시점이었다. 많은 기업이 제품 상용화에 도전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었던 것이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값싼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저품질 제품을 공급하는 데 그쳐 많은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신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백 번의 시행착오와 천문적인 개발비에도 지금의 '인프론티브'를 만든 주역인 망 분리 PC '테트라(TETRA)'를 성공시킨 것이다.

초소형 망 분리 미니 PC인 '테트라-DM'은 순수 국내 기술로 생산된 최초의 손바닥 크기의 PC다. 사용자가 기존 업무용 PC에 특수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모든 주변장치가 공유돼 비용과 공간 효율성이 높다. 또한, 업무망과 인터넷 망으로 분리한 상태에서도 듀얼 모니터를 사용해 각각의 PC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제품이기도 하다.

"망 분리 PC는 100% 우리 기술로 자체 개발한 겁니다. 자부심이 대단했죠. 그런데 다들 '이렇게 작은데 작동이나 되겠냐'라며 비관적 평가를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테트라' 제품은 망 분리 KVM PC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프론티브'가 개발한 망 분리 미니 PC는 2015년 한국발명진흥회와 특허청이 선발하는 '우수 발명품'에 선정돼 공공기관 우선 구매 제품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K은행에 3,300대 규모의 망 분리 미니 PC를 공급한 데 이어 2016년에도 업계 최대 규모인 9,300여 대를 공기업에 단독 납품했으며, 신협 1,600개 지점 (2만여 대 규모) 독점 사업자로도 선정되었다.

"단순히 우선구매 제품이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경쟁 제품과 비교해 비용 절감 효과 및 사용자 기능의 편리성과 보안성, 효율성이 두드러졌기 때문이죠. 일례로 한 은행은 '테트라-KVM PC' 제품 도입으로 1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에는 물리적 망 분리 PC 분야에서 8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제품에 대한 입소문으로 방위산업체, 병원, 대학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사와 망분리 특화 모니터를 공동 개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일분, 유럽, 중동 등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제품을 대체할 가상화 솔루션도 개발해 런칭을 앞두고 있다.

인프론티브의 전체 직원 수는 3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구개발 인력이 전체의 25%에 달한다. 매년 매출액의 20%는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향후 더 큰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우리 회사가 짧은 기간에 독보적인 기술을 내놓을 수 있었던 건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술력 있는 그린IT 기반의 보안시스템 회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히든 챔피언'이 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